뻔한 대결 구도, 경량급 주연.. 맥빠진 全大 드라마

정우상 기자 2016. 7. 28.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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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당대표 경선 대진표 확정] - 새누리, 친박 對 비박 후보 모두 "계파 청산"외쳤지만 결국은 계파에 손 벌리는 양상 출마 검토하던 김문수·홍문종, 계파 호응 못받자 불출마 선언 - 더민주, 친문 對 더 친문 추미애·송영길·김상곤 모두 "사드 반대" 등 선명성 강조 후보 간 차별성 찾기 어려워 "결국 文과 궁합 맞는 후보 당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다음 당 대표 후보가 27일 대부분 확정되면서 전당대회 일정도 본격 시작됐다.

새누리당에선 김용태·이정현·이주영·정병국·주호영·한선교(가나다순) 의원 등 6명이 8·9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27~28일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는 더민주의 8·27 전당대회에는 이날까지 추미애·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에 선출되는 새 당 대표는 내년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관리하면서 대선 후보의 약점을 보완하는 사실상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겸하게 된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친박(親朴) 대 비박(非朴)'이라는 해묵은 계파 구도로, 더불어민주당은 '이래문(이래도 저래도 문재인)'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주류(主流)의 선명성 경쟁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 출마자들도 경량급 일색이라 여론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새누리 '新 친박·비박'구도로

새누리당에선 지난 총선 참패 이후 줄곧 '계파 청산' 목소리가 나왔지만 8·9 전당대회도 결국 계파 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은 스스로를 '비박'으로 내세우며 친박계를 강하게 비판해왔고, 최근 후보 단일화를 논의 중이다. 범친박계 이주영 의원은 당초 출마 선언문에서는 양 계파 수장 최경환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했지만 최근엔 기류를 바꿔 비박계 비판에 나서는 등 친박계의 지원을 내심 기대하는 모양새다. '원조 친박'인 한선교·이정현 의원도 "어느 계파의 도움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중립 표와 친박계 표를 얻어 당 대표에 당선되는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다.

'계파 청산'으로 시작됐던 새누리당 당 대표 선거가 '신(新)계파 대결'로 변질된 데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세우려 했던 친박계와 비박계 모두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친박계는 최경환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우려 하다가 여의치 않자 서청원 의원을 당 대표 후보로 밀려고 했다. 비박계는 맞대응으로 한때 나경원 의원을 카드로 검토했었다. 27일 불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역시 이들 양 계파 사이에서 눈치를 봤다. 홍문종 의원도 자신을 '친박 대표 선수'로 내세우려다 친박 핵심 그룹으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자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당 관계자는 "계파 극복의 계기가 되어야 할 전대가 계파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더민주, 親文·선명성 경쟁

더민주에서는 추미애·송영길 의원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등 당 대표 후보 모두 야권 주류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총선을 거치며 더민주의 비주류(非主流) 중 상당수가 국민의당으로 이동하거나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더민주 내부의 비주류는 고사(枯死) 상태가 됐다. '비주류 없는 당 대표 경선'이 되면서 더민주의 당 대표 후보들 간에는 선명성 경쟁만 격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사드 배치 문제다.

김종인 대표 등 현 지도부는 '신중론'을 펴고 있지만 추미애·송영길 의원과 김상곤 전 교육감 모두 사드 배치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전 교육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는 바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대북을 포함한 동북아 외교 정책 실패의 결정판"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새 야당 지도부에서는 사드 배치 반대로 당론이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송 의원은 최근 사드 배치 반대와 함께 국민의당, 정의당과의 '야권 연대' 등을 자신의 핵심 노선으로 발표했다. 증세(增稅), 경제 민주화, 대북(對北) 정책 등 주요 정책에서도 3명의 당 대표 후보 모두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어 후보 간 차별성을 찾기 어렵게 됐다. 야당 관계자는 "결국 문재인 전 대표와 궁합이 잘 맞는 후보를 당 대표로 뽑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전당대회가 '누가 더 친문(親文)이냐' '누가 더 선명성 있느냐'는 경쟁으로 진행되는 것에 대해 당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주류의 중진 의원은 "'문재인 대세론' 외에 새로운 비전과 정책,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내년 대선에만 관심을 쏟다 보니 전당대회가 자파(自派) 대선 후보 선출에 유리한 당 대표를 선출하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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