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당권주자 확정된 날 '친박 만찬'

유정인·허남설 기자 2016. 7. 2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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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전대 앞 ‘세 과시’ 대다수 친박
ㆍ김희옥 제동에도 “계파 무관”

새누리당 친박계가 27일 ‘맏형’ 격인 서청원 의원(73) 주최로 대규모 만찬 회동을 했다. 서 의원은 “식사 자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지만, 공교롭게도 8·9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사실상 확정된 날이었다. 이 때문에 전대를 앞둔 친박계의 ‘세 과시용’ 행사로 읽혔다. 당 지도부와 비박계 당권주자들 사이에선 우려와 비판이 나왔다.

서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의원 40여명과 2시간여 동안 만찬을 했다. 참석자들은 서 의원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요청했던 의원들로, 대부분 친박계였다. 앞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서 의원에게 전화해 ‘계파성 회동’ 자제를 요청했지만, 서 의원은 ‘계파 모임이 아니다’라며 행사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권 도전자들은 서 의원의 초청 명단에 없었다. 조원진·이장우·함진규·정용기·최연혜 의원 등 대부분 친박계인 최고위원 도전자들은 얼굴을 비쳤다. ‘공천 개입 녹취록’ 파문에 휩싸인 친박계 핵심 최경환·윤상현 의원에 대해선 전날 서 의원 측에서 “모임 참석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 의원은 인사말에서 “여러분 뜻을 받들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기 위해 모셨다”면서 “전대가 끝나면 당 화합과 갈등 치유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 성격을 두고는 “ ‘계파를 위한 모임’이라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대까지 품격 없는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공천 개입 녹취록’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만찬에선 의원들이 돌아가며 덕담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그러나 친박계 주자 ‘교통정리’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민경욱 의원은 “혹시 선거운동 이야기가 나올까봐 다들 조심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모임 뒤 기자들과 만나 “(참석한 최고위원 후보들도) 그분들이 나한테 (대표 출마) 동의를 했던 분이기 때문에 모신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직접적인 후보 정리는 자제했지만, 당권주자들이 정해진 날 대규모 회동이 이뤄져 계파 간 긴장감은 높아졌다.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최근 대규모 지지자 회동을 한 것에 대한 ‘맞불’ 성격으로, 전대 전 친박계 세를 규합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박계 당권주자들은 곱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 정병국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의 행동은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서 의원께서 정치를 퇴보시키는 방향으로 가진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유정인·허남설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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