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엉망 분통' 호주, 선수촌 입촌..'캥거루 동상 설치'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선수촌 시설에 불만을 토로하며 입촌을 거부했던 호주 선수단이 보수 공사가 끝남에 따라 임시로 머물렀던 호텔을 떠나 선수촌에 여장을 풀었다. 선수단 숙소 앞에는 캥거루와 에뮤 동상도 세워졌다.
AFP 통신은 27일(한국시간) "호주 하키, 양궁, 체조, 사격 대표팀 선수들이 마침내 선수촌에 입촌했다"며 "선수단은 캥거루뿐만 아니라 에뮤의 환영도 받았다"고 보도했다.
키티 칠러 호주 선수단장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촌이 안전하지 않고, 시설도 준비가 덜 돼 입촌할 수 없어 인근 호텔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에두아르두 파에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은 "우리 선수촌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당시 시설보다 더 좋다. 호주 선수단 숙소 앞에 캥거루라도 한 마리 놓아두면 그들이 선수촌을 더욱 집처럼 느낄지 모르겠다"는 부적절한 말로 호주 선수단을 자극했다.
결국 조직위는 630명의 인력을 임시로 고용해 24시간 공사를 진행했고, 호주 선수단이 불만을 토로한 화장실 배관 누수, 계단 조명등 미설치 등의 문제점을 시정했다.
호주 선수단은 입촌하면서 숙소 앞에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캥거루와 에뮤 동상도 설치했다.
이에 대해 AFP 통신은 "호주 선수단이 리우 시장의 말을 비꼬기 위해 캥거루 동상을 세웠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호주 선수단의 마이크 탠크레드 미디어 담당관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도 선수단 건물 앞에 캥거루와 에뮤 동상을 세웠다"며 "두 동물은 호주의 상징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 세 군데 방에 배수관 문제가 남아 있지만, 나머지 숙소는 깨끗하게 해결됐다"고 덧붙였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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