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같은 '나비'의 2016년, 다시 만든 나지완의 20홈런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2016. 7. 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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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제공

전반기를 마칠 때즈음, 나지완(31·KIA)은 “하루살이처럼 살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매경기를 생존을 다투는 마음으로 치러가고 있다.

개막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를 치르던 나지완은 “두렵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래서 더욱 목표를 공개하려 한다. 올시즌 목표는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나지완은 데뷔 이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타율 2할5푼3리 7홈런 31타점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나마 그 타율이 높아보일 정도로 시즌 중반까지는 바닥까지 타격이 침체돼있었다. 4번 타자 명함이 민망할 정도의 성적에 시즌 초반에는 타순을 바꾸지 않는 김기태 감독을 향한 비난까지 쏟아졌다. 최악의 성적에 수많은 비난을 받으며 데뷔 이후 가장 처참한 시즌을 보낸 나지완은 올시즌을 앞두고, 두렵지만 자신감과 책임감을 갖기 위해 일부러 구체적인 목표를 잡아 소리내어 밝혔다.

자신의 말에 책임지기 위해 ‘하루살이’처럼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지완이 점점 별명처럼 ‘나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나지완은 지난 26일 광주 KT전에서 상대 선발 트래비스 밴와트를 상대로 선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KIA의 13-0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20호 홈런이었다.

23홈런을 친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으로 KIA의 우승을 이끌고 프로야구 역사를 장식하며 신예로서 자신의 이름을 알린 나지완은 2013년에 21홈런을 쳐 다시 20홈런 타자가 됐다. 이후 다시 가는 길이 멀게만 보였던 20홈런 고지를 이날 홈런으로 3년 만에 다시 밟았다. 26일까지 10개 팀 타자 가운데 20홈런을 넘긴 선수는 나지완을 제외하고 7명밖에 없다.

홈런 20개라는 숫자는 나지완에게 지난 시즌의 심각했던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다. 체중까지 10㎏ 이상 감량해가며 올시즌 자존심 회복을 위해 노력해온 나지완은 현재 홈런 20개를 포함해 타율 3할1푼9리로 5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 이후 꾸준히 높은 출루율을 기록하면서 페이스를 맞춰오다 6월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6월 한 달동안 타율 3할9리 6홈런 16타점을 기록했고, 7월들어서는 타율 4할1푼2리 8홈런 1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올시즌 목표로 잡은 타율 3할은 물론 30홈런에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다.

개막 이후 꾸준한 페이스로 타선을 주도해온 이범호와 김주찬을 중심으로 지난해와는 다른 타격을 보여주고 있는 KIA는 나지완의 폭발력을 더해 점점 안정적인 타선을 꾸려가고 있다. 여러 타순을 돌며 전반기 막바지에 7번 타순까지 소화했던 나지완은 3번 타자 김주찬이 부상으로 빠진 사이 4번 타자로 다시 돌아가 중심타선을 이끌기 시작했다.

나지완은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목표로 말했다. 나 스스로에 대한 암시와 주문이었지만 이제 욕심이 난다. 부담없이 밸런스 흐트러지지 않도록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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