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차 동의 보감>복령차, 심신 안정시키는 복령 .. 가슴 두근거림·불면증 등에 효과

기자 입력 2016. 7. 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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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발효와 부패는 어떻게 다를까? 발효와 부패 모두 생화학적으로 보면 미생물에 의해 유기물이 분해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배추를 자연 상태 그대로 둔다고 김치가 되지 않듯이, 소금에 절이고 항아리에 담아 적정온도를 유지하는 등의 특정한 조건과 환경을 갖추었을 때만 발효가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잘 지은 고두밥에 효모를 더하고 국자로 매일 저어준 후 일정한 온도에서 숙성시켜야 비로소 풍미 가득한 한잔의 술이 빚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발효는 부패와 달리 하나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복령(茯령) 또한 자연이 잘 빚은 또 하나의 작품이다. 복령은 40∼60년 된 소나무가 자연사하거나 벌목되고 나서 5∼6년 후 소나무뿌리에 기생하는 버섯의 균핵이다. 죽은 나무의 껍질에서 자라는 보통의 버섯과 달리 복령은 마치 땅에 묻은 장독대처럼 땅속 깊은 곳에서 자란다. 단, 여름에 죽은 나무에서는 복령이 자생하지 않는데 영양분인 송진이 나무줄기에 쏠려 있어 뿌리에는 얼마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을에서 봄 사이에 죽은 소나무에서 복령을 찾아야 하며 그 중에서도 겨울에 죽은 소나무 근처에서 그 계절에 채취한 복령이 가장 품질이 좋다.

복령은 약성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평(平)하다. 여기에 달면서도 담백한 맛이 더해져 더욱 부드러우면서도 완만한 성미(性味)를 갖게 된다. 이는 마치 오랜 경험을 통해 중용의 덕을 체득한 모습과 같아 실제 효능도 인체 신진대사의 주요한 중심점을 위주로 발휘된다.

우선 인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비장에 들어가 쌓아만 두고 쓰지 못했던 수분과 영양분을 전신에 고르게 산포(散布)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대사산물인 탁음(濁陰)이 자연스럽게 밀려나오는데 이때 복령이 소변을 통해 배출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심장에 들어가 심박동수를 조율하여 심리적 안정까지도 만들어낸다. 위와 같은 일련의 작용으로 복령은 몸이 붓고 무기력하면서도 마음이 불안하고 가슴이 두근거려 잠을 잘 자지 못할 때 효과를 발휘한다.

복령은 약용부위에 따라 약간의 효능 차이를 보인다. 암갈색 외피인 복령피는 피부부종에 쓰이며, 복령피 아래 담홍색을 띠는 적복령은 임질 등 비뇨기질환에 사용된다. 적복령을 벗겨낸 후 남은 백색 부분이 주요 약용부위인 복령이며 명칭을 구분하기 위해 백복령이라고도 한다. 또한 복령이 소나무뿌리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고 감싸고 있는 것을 복신(茯神)이라 하는데 심신을 안정시키고 인지사고 기능을 강화하는 효능이 복령에 비해 더 뛰어나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학벌과 학점, 토익과 각종 자격증 등 아무리 많은 스펙을 쌓더라도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면, 투자한 시간과 노력에 대한 미련만 남고 새로운 도전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복령은 이 불명확한 기준(중심점)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취업 스트레스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잠 못 드는 날이 이어질 때 따뜻한 복령차 한 잔으로 몸과 마음을 다스려보는 건 어떨까.

유창석 차서레시피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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