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수 "7kg 찌운 기름진 악당..이 맛에 배우하죠"(인터뷰)

김현록 기자 2016. 7. 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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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천상륙작전' 이범수 인터뷰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배우 이범수 / 사진=이동훈 기자
배우 이범수 / 사진=이동훈 기자

이번에도 악의 축 담당이다. 극장가 여름대전의 전쟁 블록버스터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이범수(46) 이야기다.

'인천상륙작전'은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인천상륙작전의 숨은 주역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범수는 그 주역들과 대적했던 인천 주둔 북한군 사령관 림계진 역을 맡았다. 소련 출신 유학파 엘리트로, 실수를 저지를 부하들에게 직접 총을 쏴댈 만큼 포악한 악당이기도 하다. 2014년 '신의 한 수'에서 보여줬던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듯한 악당 살수와는 또 다른 악의 축인 셈이다.

'기름지고 재수없는' 악당을 표현하고자 무려 7kg을 늘려 촬영에 임했던 이범수는 살찐비주얼에 낙심했다며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무엇보다 작품에 대한 만족과 기대가 남달랐다. "2번 보니 더 좋은 영화가 있나 했는데 우리 영화가 그렇다"는 이범수는 다을 소을 두 자녀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영화라며 환하게 웃었다.

-영화를 본 소감은?

▶완성본을 볼 때면 항상 긴장된다. 안 그렇다면 그것도 모순일 것이다. 주변 분들에게 보여드려도 부끄럽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안도할 수 있었다.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었나.

▶제 연기를 집중적으로 안 볼 수가 없다. '신의 한 수' 당시 '절대 악'이란 평가를 받았고 이번에도 악역을 맡았다. 그 차별점을 선명하게 긋기 위해 나름 노력을 했다. 림계진은 능글능글하다고 해야 하나, 실실 웃지만 속을 알 수 없고, 기름진 캐릭터다. 감독님과 상의해 그런 캐릭터로 방향을 잡았고, 그런 면에서 내심 만족할 수 있었다.

-그래서 7kg을 찌웠나.

▶외관상으로도 차별점을 두고 싶었다. 능글맞고 기름진 캐릭터를 이미지로도 표현하고 싶었다. 날렵하고 무술 10단처럼 보이는 사령관 캐릭터를 만들 수도 있지만, 살을 찌워 소위 말하는 재수없는' 악역에 근접하려 했다. 막상 살을 찌우니 '아, 내가 많이 쪘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묘하더라. 제가 원해서 찍었는데도 서운하더라. 서운하지 않을 정도로 찌우면 되겠지 했는데 너무 멀리 간 거다.(웃음) 마침 화보 촬영이 있었고 한 1주일 운동을 해 살을 쫙 뺐더니 제작사와 투자배급사에서 '절대 안된다'고 난리가 나 다시 찌웠다. 평소보다 총 7kg을 찌웠고 지금은 6kg을 뺀 상태다. 따져보면 체지방을 약 20kg을 빼고 근육을 14kg 찌운 셈이다.

-찌우는 것과 빼는 것 중 뭐가 힘든가.

▶선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 찌우는 건 육체적으로 정말 행복하다. 그런데 정신적으로.(웃음) '이범수가 스스로를 놔 버린 것 같아' 이런 소리 듣는 것 아닌가 싶으니까. 뺄 때는 '내가 왜 괜히 살을 찌워가지고' 이러며 투덜거리며 뺀다. 물론 어차피 배우는 맡은 역할에 따라 살을 찌우기도 하고 빼기도 하니까.

배우 이범수 / 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이범수 / 사진=이기범 기자

-출연제의를 받고는 단번에 수락했나?

▶맞다. 기획이 무척 좋다고 생각했다. 전쟁영화도 좋아하지만 우리나라 역사를 다룬 점이 좋았다.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이 기회에 잘 알게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거저 연합군 덕을 본 게 아니고 해군첩보부대나 켈로부대가 엄청난 희생과 노력을 한 끝에 작전이 성공해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이다. 간과해선 안될 부분이라 생각했기에 뜻깊었다. 단순히 생각하면 블록버스터 대작이 재밌지 않나. 그런 점에서 올 여름 할리우드에 대적할만한 작품에 출연한다는 게 기뻤다.

-리암 니슨과 한 작품에서 만났다. 함께하는 장면은 없었지만.

▶함께 연기하는 장면이 없는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포스터 촬영을 하루 종일 함께 했다. 평소에도 팬이었지만 더 팬이 됐다. 저는 할리우드 배우라고 그래서 까탈스럽거나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으셨다. 반면 매니저 분이 매같은 눈으로 보셨다.(웃음) 64세시니까 존칭을 안 쓸 수가 없다.

언어는 다르지만 상대가 연기하는 걸 보며 에너지, 정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미션'이란 영화에서 당신을 처음 봤는데 인상적이었다고 하니 기뻤나보다. '꼬마일 때냐'고 하기에 중학생 때라고 하니 웃더라. 제 빛이 맘에 든다고 해서 '나는 미소가 마음에 든다. 그래서 관객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니 수줍어 하셨다.

이번 내한 때는 제 해외 일정이 있어 같이하지 못했는데, '밥 산다고 했는데 어디 갔냐'고 저를 찾았다고 하시더라. 전에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해 놓고 약속 이행을 못했다. 나중에 해야지. 미국 시장에서 개봉해 무대인사를 가게 되면 만나지 않겠나. 보고싶다.

-북한 사투리는 어떻게 준비했나.

▶최선을 다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평안도 사투리가 귀에 익숙하다. 그러나 캐릭터 성격상 함경도 사투리가 어울릴 듯해 함경도 사투리를 준비했다. 실제 북한군 출신의 탈북자 분께 두 달 전부터 사투리를 배웠다. 의도했던 건 느물느물한 말투였는데, 그건 연변에서 쓰는 말투지 북한 사투리가 아니라는 거다. 동해안 쪽 말투가 딱딱하고 세다.

어려웠던 건 현장에서 생동감 있는 애드리브가 나가면 좋겠다 하는 순간이 있는데 아무래도 주춤거리게 된다. 전화 걸어 '이게 맞냐' 물어보고 하거나 전화 통화가 안되면 못하고 그랬다. 조심스럽게 연기했다.

-다른 어려움은 없었나?

▶2번째 촬영에서 무릎을 다쳤다. 복병이었다. 다칠 일도 아닌데 계단을 달려 내려오는 신을 찍다 총에 걸려 넘어졌다. 달려가던 말이 쑤셔박히듯 넘어진 거다. 그것도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공중에 뜨는 순간이 한 1분처럼 느껴졌다. '에이, 이거 큰일났다' 하는 순간 무릎이 보도블럭에 찍히는데 뜨끔했다. 그 덕에 무릎에 물이 찼다. 목발 짚고 있다가 목발 놓고 촬영하고, 아프면 진통제 맞고 찍었다. 그게 또 배우 하는 재미다. 이제 좀 괜찮다.

배우 이범수 / 사진=이동훈 기자
배우 이범수 / 사진=이동훈 기자

-이정재와는 '태양은 없다', '오 브라더스'에 이어 3번째 만났다.

▶정재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서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건 그만큼의 매력과 능력이 있는 거라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동반돼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태양은 없다' 때 처음 봤을 때는 알려진 지 1~2년 된 젊은 배우였다면 지금은 든든한 선 굵은 배우로 성장했다. 너무 멋진 일이다. 같이 한다는 이야기 듣고 무척 기뻤다. 1998년에 '태양은 없다' 하고 2002년 '오 브라더스' 한다고 낄낄거리던 때가 벌써 10년 넘게 지났다. 3번째 작품이야말로 감회가 새롭다. 더 재미있게 했다.

-그 사이 가정을 꾸리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이정재는 반면 솔로고.

▶언젠가는 가정을 가져야 할 것 아니냐고 제가 이야기한 적이 있다. 본인이라고 그런 생각을 왜 안하겠나. 하고 싶을 때 하는 게 최고라고, 미룰 일도 서두를 일도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본인은 흐뭇하게 듣더라.

-소을 다을 남매와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이 처음 시작할 때부터 제안이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 그걸 하면 민낯이 드러나지 않나. 그걸 보여준다는 데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다 민낯과 일상을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게 됐다. 저는 '성장'이란 단어를 쓰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아이들 추억을 만드는 데 꼭 방송을 해야 돼냐 했는데 그게 방송을 해야 되더라.(웃음) 2~3주마다 이벤트를 만들어준다는 게 쉽지 않다. 요즘엔 보람을 느낀다. 애들이 더 신이 나서 촬영 전날쯤 되면 '미리 가면 안되냐'고 한다. 물론 촬영은 쉽지 않다.

-연극영화과 교수로 있으면서 신인들을 위주로 매니지먼트사도 운영하고 있는데.

▶연기적 경험은 말할 것도 없이 현장에서의 경험이 후학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기쁘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학창시절에 누리지 못하고 느끼지 못한 데 대한 대리만족이기도 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있어서도 정말 배우이다보니 정말 배우가 원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어떤 곳일까 배우 입장에서 생각하게 된다. 가요계는 SM YG 신인 발굴 육성 투자 데뷔시켜서 멋지게 상품으로 내놓는 시스템이 정착돼 선순환된다고 생각한다. 한 해 두 해 노력해서 된 게 아니다. 박수를 보낸다. 당장이라도 찾아가서 양현석 이수만씨 찾아가서 노하우를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부럽다. 연기쪽에도 시스템이 정착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방송국 공채 없어지면서 신인 등용문이 없어졌는데 우리 회사가 그런 곳이 되길 바란다. 상당히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를 직접 해본 대표로서 책임자가 연기를 가르칠 수 있다면 의미있을 것이다. SM, YG, JYP에서 얻은 힌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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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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