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 윤균상, 어느 여심인들 설레지 않을 수 있으랴

정덕현 입력 2016. 7. 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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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 윤균상의 직진 외사랑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까닭

[엔터미디어=정덕현] “정말 사랑해서 잡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금 그 인생에 들어가야죠. 타이밍 좋은 건데.” 자신이 사랑하고 있는 유혜정(박신혜)에게 정윤도(윤균상)는 홍지홍(김래원)에게 연락하라며 그런 조언을 던진다. 사실 이런 마음을 갖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홍지홍은 자신의 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닌가.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에서 사랑의 주역은 유혜정과 홍지홍이지만 그만큼 빛나는 인물이 바로 정윤도다. 유혜정은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한 사람은 홍지홍일 거라고 정윤도에게 얘기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도 자신은 자신의 사랑을 다할 것이라고 유혜정에게 털어놓는다. 받을 걸 전제로 하지 않는 일방통행의 사랑. 정윤도의 그것은 외사랑이다.

<닥터스>라는 드라마에서 정윤도 같은 인물은 중요하다. 어찌 보면 유혜정과 홍지홍의 사랑은 우리가 흔히 멜로드라마에서 봐왔던 그런 사랑이다. 하지만 정윤도 같은 인물이 보여주는 사랑은 <닥터스>에 독특한 온기를 만들어낸다. 만일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구도처럼 정윤도가 홍지홍과 유혜정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각을 세운다면 어땠을까. <닥터스> 특유의 따스함은 사라졌을 게다.

물론 이런 전형적인 멜로드라마 속의 각을 세우는 인물이 <닥터스>에 없지는 않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진서우(이성경)다. 서우는 학창시절에는 홍지홍을 또 현재는 정윤도를 좋아하지만 그 두 사람이 모두 유혜정을 바라본다는 사실에 피해의식을 갖는다. 그래서 괜스레 유혜정에게 화풀이를 해대지만 그렇다고 사랑의 방향이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서우 역시 전형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에서는 벗어난다. 그녀는 이러한 유혜정에 대한 피해의식이 터무니없는 것이란 걸 깨닫는다.

정윤도라는 캐릭터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자신의 마음 속으로 들어왔지만 연인이 될 가망이 전혀 없는 유혜정에게 끝까지 진심을 다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좋아하고 있는 진서우의 마음 또한 배려해준다는 점이다. 게다가 연적일 수 있는 홍지홍과는 대놓고 유혜정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면서도 마치 형 동생 같은 친밀한 관계를 보여준다. 이것은 정윤도라는 인물의 따뜻한 인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닥터스>는 의학드라마지만 사랑에 대한 담론들을 담고 있는 드라마다. 사랑은 타인을 위해 변화하는 것이라며 유혜정은 홍지홍에게 “변화하라”고 대놓고 요구하다가, 나중에는 그 자체를 사랑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홍지홍은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이 하고픈 대로 연락하는 것보다 차라리 연락이 오는 걸 기다리는 마음이 더 진정한 사랑이라는 걸 깨닫는다. 늘 홀로 결정하며 살아와 마음을 좀체 열지 않는 홍지홍에게 유혜정은 그 마음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한다. 모두가 서툴지만 서로가 만나 변화하고 성장시키는 사랑. 이들의 사랑은 마치 서로가 서로를 치유하는 과정처럼 보인다.

그 속에서 정윤도는 이상적인 인물이다. 자신의 사랑이 빗나간다고 해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런 인물. 또 자신의 그 사랑으로 인해 누군가 아픔을 겪게 된다면 그것 또한 배려하는 인물. 그러면서도 그것에 엄살 부리지 않고 늘 밝고 긍정적으로 부딪치며 살아가는 그런 인물. 이러니 그의 직진 외사랑에 여심이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어쩌면 하명희 작가가 생각하는 진정한 사랑의 이상을 보여주는 인물이 바로 그가 아닐까 싶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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