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상륙작전' 정태원 대표는 왜 유난히 통이 클까[윤가이의 별볼일]

뉴스엔 2016. 7. 2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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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원 대표
왼쪽부터 리암니슨, 이재한 감독, 정태원 대표, 이정재
‘인천상륙작전’ 공식 포스터

'인천상륙작전'이 드디어 빛을 보게 됐다. 영화 '포화속으로'(2010)와 비슷한 시기 기획을 시작했다고 하니 6년도 넘는 시간이 걸려 관객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영화는 보고나면 공들인 세월과 흔적이 역력하다. 사실 리암 니슨이 승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제작진의 노력과 고초(?)는 짐작할만 하다. 남자가 칼을 빼면 무라도 잘라야 한다는데, 정태원 대표는 일반 무도 아니고 씨알이 굵고 매끈한 '놈'을 썰어놨다.

7월 27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 이 과연 600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감독 연상호)의 대항마가 될지 관심이 높다.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는 만듦새에 대한 설왕설래와 동시에 흥행 기록에 대한 예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160억 원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한 이 블록버스터는 전쟁의 역사를 바꾼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려 했던 숨겨진 영웅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자연스레 반공의 성격이 짙고 애국심을 고취한다. 영화의 메시지나 이념에 대해 '국뽕' 운운 언급들이 이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메시지를 떠나 영화는 국내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의 클래스를 또 한 번 업그레이드 한다. 사실 태원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영화 '포화속으로'나 드라마 '아이리스' 시리즈 등 국내 블록버스터의 양적, 질적 향상에 기여한 공이 크다. '아이리스'는 우리 TV드라마 사상 최초라고 평가받는 첩보액션물이었다. 물론 160억 원이라는 제작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인천상륙작전' 속 다양한 액션과 첩보 장면들은 시각적으로 꽤 매력적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나 기대할만한 스케일이 충무로에서도 구현돼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K-콘텐츠의 미래라고도 하겠다.

리암 니슨이 파이프를 물고 어눌하게 '인천', '팔미도'를 발음하는 장면은 보는 자체로 경이롭다. 오랜 세월 할리우드 영화 속에 나왔던 그 영웅이 북한 사투리 쓰는 우리 배우들과 어우러진 광경이란, 그 자체로 이제껏 본 적 없는 관전포인트가 된다.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박성웅 정준호 김선아 추성훈 등 무게감 있는 카메오 배우들의 존재감도 그렇다. 작품에 대한 신뢰가 없인 함부로 나서지 않는 배우들이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이 굉장한 일들을 정태원 대표가 해내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놀랍다. 1964년생, 공연기획자로 시작해 1990년대 일찍이 영화 제작자로 변신했다. 태원 엔터테인먼트를 세운 후 영화 '반지의 제왕' 등 800여 편의 외화를 수입했고, 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을 제작했다. 또 이병헌 김태희가 주연한 드라마 '아이리스'(2009)로 국내 드라마의 신기원을 열었다고 평가받았고, 이듬해 선보인 영화 '포화속으로'는 33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로서는 주목받는 흥행작이 됐다.

'인천상륙작전'은 리암 니슨 섭외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을 들였다. 정태원 대표는 맥아더 장군 역할에 처음부터 리암 니슨이 딱 떠올랐다고 말하지만, 직접 러브콜을 넣고 성사시키는 추진력이 그리 쉬웠을까. 당연히 개런티(출연료)부터 물리적인 여러 조건들까지, 섭외가 어려운 이유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정태원 대표는 한번 거절당하자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이재한 감독을 앞세워 또 다시 문을 두드렸고 결국 리암 니슨의 OK를 받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배포가 남다른 제작자라서, 우리 영화 드라마 산업의 리더가 되는 가보다.

사실 기자는 2009년 '아이리스'가 시청률 40% 고지를 넘으며 신드롬을 일으킨 당시 정태원 대표와 마주한 적이 있다. 드라마가 대박을 쳤으니 이병헌 김태희 등 배우들, 제작사 태원 엔터테인먼트, 방송사 KBS가 모두 성취감에 취해있던 때였다. 최종회 방송 즈음 강남의 한 고기집에서 종방연이 열렸다. 당시 KBS 출입기자들이 모여 샴페인을 따는 '아이리스' 팀들 사이로 침투(?)했다. 그러나 곧 스태프들의 제지로 반 강제로 식당 밖으로 밀려났다.

때는 12월 말, 엄동설한에 고기 냄새만 맡으며 식당 앞에서 발을 구르고 있는데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정태원 대표가 걸어나왔다. 10명쯤 되는 기자들을 데리고 바로 옆에 있던 국밥 집으로 향했다. 언몸을 녹일 설렁탕과 수육을 왕창 시켜놓고 소주잔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았다. 그가 그날 한 얘기는 '아이리스'의 성공 소감보다 향후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비전과 계획에 관한 것들이었다. 우린 '그래서 이병헌 김태희가 죽느냐 사느냐'를 묻고 싶었는데, 정태원 대표는 이미 머릿속 가득찬 다음 드라마와 영화 구상안을 일장연설했다. 마치 아이처럼 신나했던 그 표정이 잊히질 않는다. 그 멈출줄 모르는 에너지, 오늘날 '인천상륙작전'의 탄생 동력이다.

[뉴스엔 윤가이 기자]
뉴스엔 윤가이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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