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성당 테러에 프랑스 발칵.."이 땅 어디에도 안전한 곳 없어"

2016. 7. 27. 05: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심장도 없는 놈들, 그토록 인자한 신부님을.." 지역 주민들 분노에 치 떨어 윌프랑 시장 인터뷰 도중 눈물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 프랑스 전역에 추모물결..노트르담 성당 등 전국서 추모식 이어져
(AFP=연합뉴스)

"심장도 없는 놈들, 그토록 인자한 신부님을…" 지역 주민들 분노에 치 떨어

윌프랑 시장 인터뷰 도중 눈물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

프랑스 전역에 추모물결…노트르담 성당 등 전국서 추모식 이어져

(생테티엔 뒤 루브래<프랑스>=연합뉴스) 박성진 특파원 = "성당 테러범들은 심장도 없는 놈들입니다. 그토록 인자한 신부님을 잔인하게 살해하다니…"

26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의 성당 인질극으로 80대 신부가 숨진 프랑스 북부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 주변에서 만난 주민 조제 도손토스(54) 씨는 테러범들에게 대한 분노에 치를 떨었다.

(AFP=연합뉴스) 성당참사 추모소에서 오열하는 여성들

이곳에서 40년 넘게 살았다는 도손토스 씨에게 IS 테러범에게 살해당한 자크 아멜(86) 신부는 자신의 가족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인물이었다.

자신의 조카딸 결혼식 주례도 서 줬으며 많은 친척 세례도 해준 다정다감한 신부였기 때문이다.

그는 성당과 시청을 잇는 길을 가리키며 "신부님이 매일 저곳으로 걸어 다녔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인 지난 14일 밤 니스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해 84명이 숨지고서 불과 12일 만에 끔찍한 테러가 다시 터지자 주민의 불안은 극에 달했다.

도손토스 씨는 "지난 14일 니스 불꽃놀이 축제 때도 테러로 수많은 사람이 숨지고 여기서도 테러가 일어나고 이제 프랑스 어느 곳도 안전한 데가 없는 것 같다"고 불안감을 털어놓았다.

귀스타브 플로베르 소설 '보바리 부인'의 배경이 된 루앙시의 인근에 있는 생테티엔 뒤 루브래는 인구 2만8천 명 가량 되는 평범한 프랑스 소도시다.

여름 휴가철이라 주변 상가들이 대부분 문을 닫은 가운데 이날 오후 시내에는 주민보다 기자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프랑스의 조용한 소도시인 이곳에서 IS 테러범이 미사 중인 성당에 난입해 신부의 목을 그어 살해하는 끔찍한 일이 일어나자 주민들은 큰 충격을 받은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IS에 충성을 맹세한 괴한 2명은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 들어가 미사 중인 5명을 인질로 잡고는 아멜 신부를 흉기로 살해했다. 다른 교인 한 명도 크게 다쳐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날 테러에 관해 얘기를 나누거나 주택 베란다에 나와 어두운 표정으로 현장을 주시했다.

아멜 신부가 이 작은 도시에서 주민에게 큰 신뢰와 사랑을 받던 인물이라 그 충격은 더 했다.

1930년 생테티엔 뒤 루브래에서 태어난 아멜 신부는 28세 때 사제 서품을 받았다. 10년 전 은퇴했지만, 성당과 지역 사회에 봉사하는 뜻에서 미사를 집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에서 아멜 신부에 관한 추억을 가진 주민을 찾기는 아주 쉬웠다.

성당 주변에서 만난 라비아 무냐(여) 씨는 "나는 이슬람교도지만 그분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무냐 씨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아멜 신부님은 내가 가톨릭이 아닌 줄 알고 있지만 언제나 만날 때마다 내게 따듯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해줬으며 내 아이들에게 간식도 주는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테러 현장 성당(AFP=연합뉴스)

그녀는 "이번 사건은 정말 악몽이다"면서 "그를 살해한 사람은 자신은 이슬람교도라고 말했지만, 이슬람교도가 아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대인 전통모자인 키파(Kippah)를 쓴 유대인도 성당 주변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자신을 루앙에서 온 유대인이라고 밝힌 미카엘 비통 씨는 "오늘 일은 성당이 아니라 유대교회당 등 어느 종교시설에서나 벌어질 수 있었다"면서 "가톨릭 교회와 연대를 표시하고자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비통 씨는 "종교시설은 시민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하는데 테러로 갈수록 보안이 강화돼 폐쇄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번 테러로 누구보다 큰 충격을 받고 슬퍼한 이는 다름 아닌 위베르 윌프랑 생테티엔 뒤 루브래 시장이었다.

(AFP=연합뉴스) 슬픔에 빠진 프랑스

그는 이날 오후 시청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슬픔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눈에 한가득 눈물이 괸 윌프랑 시장은 시청 안에 조화를 놓으면서 "야만적인 테러에 신부가 목숨을 잃고 신도 한 명이 크게 다쳤다"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함께 한다"면서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성당을 대상으로 한 IS의 첫 테러로 숨진 아멜 신부 추모 물결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생테티엔 뒤 루브래 시청 앞에는 주민이 가져다 놓은 하얀 장미꽃이 쌓이기 시작했으며 초도 불을 밝혔다.

시청 앞에 한 시민이 놓아둔 종이에는 '테러에 대항해 모두 뭉치자' 등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날 저녁 리옹의 생장 성당, 27일 오전에는 파리 노트르담 성당 등 이틀에 걸쳐 프랑스 전국 성당에서는 추모식이 이어진다.

이날 시청 앞에 추모 꽃다발을 가져온 릴라 갈리(여) 씨는 "너무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며 "테러에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이기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자신을 이슬람교도라고 밝힌 갈리 씨는 "이번 사건으로 평범한 이슬람교도와 테러범을 동일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이슬람교도를 보는 시각이 더 나빠지지나 않을까 걱정했다.

sungjinpark@yna.co.kr

☞ 정화의식 치른다며 돈받고 미성년자 100명과 성관계
☞ 강정호 성폭행 수사 의뢰 당사자는 23세 백인 여성
☞ 이진욱 고소女, 무고 혐의 자백…"성관계 강제성 없어"
☞ 소주 2병 마신 여친 운전시킨 남친 '음주운전 방조' 입건
☞ 180억짜리 초호화 제주도 콘도 5채 중국 부호들 싹쓸이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