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김용희 감독의 쓴소리 "한국야구, 정도를 벗어나고 있다"

장강훈 입력 2016. 7. 26.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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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이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야구는 전체적으로 정도를 벗어났다.”

한화 김성근(74) 감독과 SK 김용희(61) 감독이 최근 불거진 승부조작 파문 등 KBO리그의 각종 추문과 관련해 안타까운 속내를 털어놨다. 이들은 “야구 감독이라는 자리를 떠나 야구 선배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두 감독은 “야구는 승부가 전부가 아니다. 선수들은 프로야구를 바라보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희 감독은 “스포츠는 다른 분야에 비해 조금 더 정의롭다는 이미지가 있다. 승부에서 이기고 지는 것도 야구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하지만 승패를 떠나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들께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승부조작 등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창피하다는 생각이 든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고 개인적으로는 관용도 없어야 하는 행동을 했다”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우연히 시청한 리틀야구를 예로 들었다. 그는 “리틀야구 투수 한 명이 타자 두 명을 상대하면서 직구를 한 개 정도밖에 던지지 않더라. 다른 나라 리틀야구 선수들은 하지 않는 볼배합이더라. 포수도 피치아웃을 해 주자를 잡아내더라. 페이크 번트 앤드 런 같은 작전도 무리없이 소화하더라. 리틀야구가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이라며 말을 줄였다. 마음껏 던지고 치고 달리는, 야구의 재미에 푹 빠져야 할 어린 선수들이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변화구를 쓰고, 변칙작전을 구사하는 모습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용희 감독이 말한 “승패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말과 맥을 같이 한다.

SK 와이번스 김용희 감독이 팀의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김용희 감독은 “주위에서 친분을 빌미로 유혹을 하면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때로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옳고 그름,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유혹까지 구분하지 못한다는 것은 프로선수로서의 책임의식이 결여된 행동이다. 승부조작 등에 가담한 선수들은 더 많은 비난과 질타를 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 역시 “프로야구도 올해만큼 도루자가 많은 해가 없었다. 도루를 해야할 상황이라는 게 있는데 여건만되면 무조건 뛴다. 상대에 대한 배려도 존중도 없는 무자비한 야구를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모든 팀이 투수가 없어 쩔쩔맨다. 지원부서(KBO를 포함한 10개구단 프런트)에서는 이런 현실은 들여다보지 않고 경기수만 늘리고 있다. 모든 부분이 정도를 벗어나있는 모양새”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두 감독은 “프로야구가 산업적으로도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플레이를 하는 선수나 이들을 지원하는 관계자들이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깊게 들어와 한다. 현실은 어떤지, 미래를 위해 어떤 투자를 해야하는지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모두가 책임 경영자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책임 경영은 ‘주인 의식’의 또다른 말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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