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0.7%.. 한국경제 하반기도 '가시밭길'
우리 경제가 올 2분기에 0.7% 성장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세 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한국은행은 26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07조401억원(속보치)으로 1분기보다 0.7% 늘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2% 증가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0.4% 줄어 2011년 1분기(-0.3%) 이후 5년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그동안 전방위 경기부양에 나선 점에 비춰 볼 때 2분기 경제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부는 재정 조기집행에 이어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 진작책을 쏟아냈다. 하반기 경제전망도 어두운 편이어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기부양책에 기댄 성장
0.7% 성장은 날로 나빠지는 대내외 여건에 비춰 볼 때 상당히 양호하다는 게 한은의 평가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건설투자가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수출이 2분기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먼저 1분기 당시 0.2% 감소했던 민간소비가 개소세 재인하와 임시공휴일 지정 등에 힘입어 0.9% 증가로 돌아섰다. 설비투자 역시 자동차와 항공기를 중심으로 운송장비 도입이 이어지면서 7.4% 감소에서 2.9% 증가로 변모했다. 1분기 각각 1.1%, 3.1% 감소에 그쳤던 수·출입도 0.9%, 1.9% 증가로 전환됐다.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수입은 원유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각각 증가세로 반전했다. 2분기 들어 국제유가 반등에 힘입어 수입품 가격이 올랐지만 수출품 가격은 떨어지면서 GDI는 전기 대비 0.4% 감소했다. 다만 2분기 GD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4.4% 증가를 기록한 만큼 실제 국민소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한은 측 설명이다. 한은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전기 대비 0.7% 성장한 것은 연율로 환산하면 3% 근접하는 성장률로, 잠재성장률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경기부양 효과를 감안하면 2분기 성장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정부의 소비 진작책에 힘입어 내수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그나마 0.7% 성장한 만큼 본격적인 회복세라 할 수 없다”며 “더구나 내수의 힘이 하반기까지 이어지기 쉽지 않은 점으로 미뤄보면 올해 우리 경제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상고하저 흐름… 저성장 고착화되나
신 부문장의 지적대로 하반기 경제는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하반기 들어 개소세 인하가 종료돼 소비 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개소세 인하 연장조치로 자동차 내수 판매는 1분기 8.3%에 이어 2분기 16.8% 늘어났다. 개소세가 원상 복구되면서 일각에서는 ‘소비 절벽’ 우려까지 나온다. 가계부채의 급증과 청년실업률의 ‘고공행진’, 기업 구조조정 확대 등도 민간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민간소비와 함께 내수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설비투자는 더욱 암담하다. 2분기 들어 전기 대비 2.9%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2.6% 수준이다. 더구나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할 반도체 제조설비 증설 등의 호재도 없다. 앞서 한은은 올해 전체 설비투자가 전년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 양호한 성장을 보였던 건설투자는 건설경기가 갈수록 내리막을 타면서 하반기 성장은 둔화할 공산이 크다. 수출 역시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 상승으로 금액은 늘겠지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불확실성에 따른 교역량 둔화로 물량이 크게 늘어나기 어려운 형편이다. 한은도 전년 동기 대비 기준 성장률이 상반기 3.0%에서 하반기 2.4%로 내려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신 부문장도 “하반기 성장률을 높이라면 내수 진작책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변수이기는 하지만 경기의 하방위험을 더는 수준에 그치면서 결국 올해 전체로는 2% 중반대의 저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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