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가 웬 당권 도전".. 비박계 주자들 '김문수 때리기'

입력 2016. 7. 26. 18:48 수정 2016. 7. 26. 22: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 등판설'에 비판 한목소리정병국 "큰 그릇인데.. 정치행보 혼란"홍문표 "비박 맞나.. 계파도 움직이나"일각선 '청와대·친박계 입김설' 제기친박계 "김무성 작품 아닌가" 의구심

새누리당 8·9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대한 비박(비박근혜)계 반발이 심상치 않다. 김 전 지사의 뒤늦은 출마 움직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친박계 배후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비박계 당권주자인 정병국 의원은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의 출마가) 지금까지 해왔던 정치 행보와 맞는 것인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봐 왔던 김 전 지사답지 않고 뜬금없다”고 지적했다. 역시 비박계로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은 “대충 상황을 보다가 뛰어들 분은 아니고, 무언가 혼란이 있거나 와전된 거 같다”며 “대한민국에서 큰 데 쓰일 큰 그릇이기 때문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김 전 지사를 지지했던 유일한 현역 의원이었으나, 김 전 지사의 출마 소식에는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김 전 지사를 비박 후보로 분류하는 것을 주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 전 지사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와 경쟁하며 비박계 선두주자 역할을 했지만, 20대 총선에서는 친박 후보를 자처하며 대구 수성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전대 출마를 고민하다 불출마 입장을 밝힌 비박계 홍문표 의원은 “사랑이 움직이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계파도 움직일 수 있다”며 “이분(김 전 지사)은 비박 후보로 나오는 것이냐, 친박 후보로 나오는 것이냐”고 냉소적인 반응을 내놨다. 홍 의원은 “이름이 좀 있다고 아무 곳이나 이름을 내놓고 나오는 것 같은데 김 전 지사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의구심이 든다”고 꼬집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전 지사 전대 출마 검토 배경을 놓고 외부 개입설이 나돌고 있다. 비박 주자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당·청관계 악화로 임기말 국정드라이브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친박계와 청와대가 김 전 지사 출마를 권유했다는 의심이다. 정병국·김용태 등 비박 당권주자들은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줄곧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과 인사 문제 등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최근 당내에서 확산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요구의 선봉에도 이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입장자료를 통해 “김 전 지사가 전화통화에서 안부 인사와 함께 출마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어 오길래 ‘모양이 좋지 않다’고 약간 부정적인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 전부”라며 “청와대는 전당대회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친박계는 비박계 김무성 전 대표의 ‘작품’이라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비박 후보들이 친박 후보에 비해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김 전 대표는 대권, 김 전 지사는 당권으로 역할 분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동갑내기(1951년생)인 두 사람은 김 전 대표가 2014년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뒤 두 달 만에 김 전 지사를 보수혁신특별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등 이른바 ‘문무(김문수·김무성) 합작’으로 손을 잡은 바 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