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변칙 개봉 견딘 200만 영화들이 값진 이유
<부산행> 고속열차는 멈추지 않는다. <부산행>이 개봉 5일 만에 500만 관객을 넘어 개봉 7일째인 26일 6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탄 <부산행>을 멈출 경쟁작이 보이지 않는다. <부산행>의 질주는 한국 영화계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개봉 전 유료시사회이라는 변칙 개봉이 마냥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없게 하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노리는 대작이 변칙 개봉하자 중·소형 영화들이 피해를 봤다. 한정된 스크린으로 대형작품을 피해 개봉한 중·소형 영화들은 <부산행>에 스크린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환경을 견디고 선 <봉이 김선달>과 <굿바이 싱글>이 2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부산행>은 정식 개봉 전인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전유료시사회를 통해 관객을 미리 만났다. 첫날인 15일 425개 스크린에서 11만9759명을 동원해 개봉 전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16일에는 431개 스크린에서 21만8995명을, 17일에는 428개 스크린에서 22만290명을 모았다. 3일 동안 누적관객 55만9044명을 동원했다. 영화 관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말 동안 스크린을 점령해 얻은 결과다. 투자·배급사인 NEW는 <대호> <오빠생각> 등의 흥행부진으로 <부산행>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 메이저 배급사의 변칙 개봉은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향후 영화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부산행>이 유료시사회를 연 15일부터 17일까지는 <봉이 김선달>이 막바지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봉이 김선달>은 14일 박스오피스 2위를 유지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었다. 15일 <부산행>에 밀리면서 200만 관객을 모으는데 빨간불이 켜졌다. <봉이 김선달>은 25일이 되어서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관객을 모을 수 있는 막바지 주말 3일 동안 유료시사회를 통한 변칙 개봉한 <부산행>에 밀리면서 관객을 늘리는 데 더뎠다. 25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봉이김선달>은 지난 24일 2만4493명을 동원해 개봉 19일 만에 200만 돌파에 성공했다. 누적관객수는 200만5991명이다. <봉이 김선달>은 임금도 속여먹고, 주인없는 대동강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의 통쾌한 사기극을 다룬 작품이다.
<봉이 김선달>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한 <굿바이 싱글>은 개봉 19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17일 200만 관객을 돌파한 <굿바이 싱글>은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굿바이 싱글>은 톱스타 싱글 고주연이 본격적인 내 편 만들기에 돌입하며 벌이는 대국민 임신 스캔들을 그린 작품이다. 톱스타 싱글녀 고주연 역을 맡은 김혜수와 그의 매니저 역을 맡은 마동석의 찰떡 호흡이 성공의 한 요인이었다.
최근 한국 영화계는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모 아니면 도식으로 영화제작이 이뤄진다. 제작비 100억 원 이상을 투입해 초대박 영화를 기대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저예산영화를 만든다. 중형급 영화들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고착화되어 가고 있다. 200만~300만 관객을 모으는 영화는 점점 찾아보기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 점에서 <봉이 김선달>과 <굿바이 싱글>이 낸 성과는 값지다. <부산행>의 변칙 개봉으로 스크린수가 줄어든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부산행>은 25일 1620개 스크린에서 9282회 상영됐다. 평일인 25일 하루 동안 49만8682명을 동원해 6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대로 가면 1000만 관객 돌파는 분명해 보인다. <부산행>은 역대 한국 영화 기록을 깨며 미친듯이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기록을 세우면 세울수록 변칙 개봉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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