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덕 볼만큼 봤나..내리막길 걷는 닌텐도(종합)

권소현 2016. 7. 2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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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18% 급락한데 이어 이틀째 약세매출 반영 정도 불확실..추가 하락여지 열어놔야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전 세계를 강타했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의 열기가 벌써 식기 시작한 것일까. 포켓몬고 이용자수가 정점을 찍은 이후 주춤한 모양새고, 닌텐도 등 그동안 고공비행했던 관련주 주가도 내리막길이다. 포켓몬고 출시 초기부터 제기됐던 수익 배분 불확실성 문제 때문에 닌텐도 주가는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닌텐도 최근 3개월간 주가 흐름
◇곤두박질치는 닌텐도 주가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레소에서 닌텐도는 장중 한때 6.55%까지 밀렸다. 오후 들어 반등하는데 성공해 1.53% 상승으로 마감했지만 전일 낙폭이었던 17.72%를 만회하는 데에는 한참 역부족이었다.

일본에서 포켓몬고를 출시한 22일 장 마감후 닌텐도가 “포켓몬고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올해 실적 전망치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여파가 주가 발목을 잡았다.

포켓몬고 관련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포켓몬 애니메니션을 제작하는 자회사를 둔 이마지카 로봇 홀딩스는 지난 2주간 200% 가까이 올랐다가 25일 23%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17% 넘게 밀렸다. 포켓몬고에 자사 매장을 ‘체육관‘ 또는 ’포케스탑‘으로 제공하기로 하면서 급등했던 일본맥도널드홀딩스도 전일 11%대 하락세를 보인데 이어 이날도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데이비드 깁슨 맥쿼리 애널리스트는 “닌텐도의 코멘트는 투자자들이 미리 알았어야 하는 내용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라며 “게임 개발 과정의 특징이나 닌텐도의 지분율 등을 감안할때 포켓몬고의 성공이 닌텐도의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꼬집었다.

닌텐도는 포켓몬고를 개발한 미국 게임개발사 나이앤틱과 포켓몬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포켓몬컴퍼니의 지분을 각각 7%, 32% 갖고 있다. 또 포켓몬컴퍼니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는 크리에이쳐스의 지분 10%를 확보하고 있다. 깁슨 애널리스트는 “포켓몬고에 대한 닌텐도의 실제 지분율은 13% 정도 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닌텐도의 발표를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주간 고공비행한 만큼 조정을 보일 때가 됐고, 마침 닌텐도의 발표가 뺨을 때려준 격이라는 것. 실제 닌텐도의 코멘트를 부정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게임업 컨설턴트인 세르칸 토토는 “닌텐도는 포켓몬고를 자사 게임이라고 말한 적이 없고 닌텐도의 발언이 포켓몬고 자체의 성공이나 현금창출 능력, 후원기업들이 마케팅 기회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최근의 상황은 말이 안 된다”고 평가했다.

◇美 이용자 주춤·비싼 주가…추가하락 전망

일본에서 22일 출시된 이후 주말 동안 포켓몬고는 애플과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다. 지난 6일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화제를 몰고 다녔던 만큼 일본에서 출시하자마자 다운로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애플과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 정체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25일에는 홍콩에서도 출시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출시한 미국에서는 인기가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미국 온라인 설문조사회사인 서베이몽키에 따르면 미국 내 포켓몬고 게임 실질 이용자수는 지난 14일 2500만명을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걸어 20일에는 2200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운로드건수 출시 이튿날에 600만건에 달했지만 지난주에는 하루 150만건에 머물렀다. 과거 대박을 친 모바일 게임 ‘캔디 크러시 사가’나 ‘드로 섬씽’ 등이 수개월에 걸쳐 사용자수가 증가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물론 서버 과부하로 인한 접속장애 문제가 있었고 국가별로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오픈 중이어서 포켓몬고 인기가 식고 있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닌텐도의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단 너무 올랐다는 평가에서다. 25일 급락에도 불구하고 주가수익비율은 109배에 달한다. 닛케이225지수 평균에 비해 6배 이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일본 블루칩의 주가수익비율을 감안할 때 닌텐도가 이같은 몸값을 정당화하려면 연간 순이익 2000억엔을 달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올해 닌텐도가 제시한 수익 전망치는 350억엔에 불과하고, 시장 전망치도 300억엔 수준이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닌텐도가 ‘위’(Wii)와 ‘닌텐도DS’ 등으로 전성기를 구가했던 2009년에 2790억엔의 수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포켓몬고의 경우 닌텐도와 나이앤틱, 포켓몬컴퍼니가 매출을 어떤 식으로 나눌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포켓몬고 게임 매출의 30%는 애플과 구글이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다.

무라카미 히로토시 미쓰비시UFJ 모간스탠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 히트작을 내놓은 적이 없는 닌텐도가 몇 가지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다면 2020년까지 순이익 2000억엔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어렵다는 얘기다. 오는 27일 닌텐도가 1분기(4~6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89억엔의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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