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글로벌 현장에서] 시련 속 브라질, 비즈니스 매력은 충분

최정석 KOTRA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장

정치 혼란·지카 등 3중고 겪지만

높은 개방성 등 사업토양 긍정적

韓기업 시장개척 적극 나선다면

다가올 호황기 결실 기대해볼 만

최정석 KOTRA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장




2016 리우올림픽을 열흘여 앞두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 곳곳이 새 단장을 하고 있다. 리우공항도 밝고 산뜻한 디자인으로 외관을 정비했고 대체로 어둡던 시내의 가로등도 밝은 발광다이오드(LED)등으로 교체했다. 세계 3대 미항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항구로 꼽히는 리우항, 매년 100만~1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 3대 축제인 리우카니발의 도시. 이 리우에서 남미대륙 최초의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자부심으로 브라질은 대규모 인프라 공사를 벌이며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원자재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자원수출국인 브라질은 지난해 -3.8%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올해도 -3.3%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이 2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처음이다. 설상가상으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에 지카바이러스·H1N1바이러스 같은 악재까지 겹쳐 경기가 위축되는 3중고를 겪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자 올림픽 예산도 대폭 삭감되고 여러 공사가 취소 또는 연기됐다. 이에 리우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올림픽 개최를 위해 약 8천억원의 긴급자금 수혈을 요청했고 일부는 지원돼 급한 불은 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찰 급여가 제때 지급되지 않으면서 경찰이 리우공항을 점거하고 시위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올림픽 출전 예정 선수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리우올림픽이 시작부터 부정적 이미지로 얼룩져 버렸다. 리우올림픽 특수를 활용해 브라질 경제 회복의 동력으로 삼자던 주장은 무색해졌고 오히려 무리한 투자와 지출로 올림픽 이후의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림픽 특수를 기대한 우리 기업도 실망이 크다. 직간접적으로 올림픽 관련 입찰 참가나 제품 수출 기회를 모색하던 우리 기업 대부분이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에게 희망을 던져주는 일들이 있다. 바로 올림픽 선수촌 식당에 김치가 납품됐다는 사실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국 음식 수입 업체에 김치 조달을 요청했고 이 업체는 리우무역관의 안내를 받아 4월 KOTRA가 주관한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Seoul Food)에 참가해 김치 7톤(두 컨테이너)의 수입계약을 체결하고 올림픽 선수촌에 납품을 완료한 상태다. 이번 납품은 한국 선수용이 아니라 전 세계 선수들에게 보급된다는 점과 IOC가 먼저 김치 납품을 요청해왔다는 점에서 달라진 ‘김치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또 리우올림픽을 계기로 리우시의 명문대학인 PUC대에 세종학당이 설치된다. 올림픽 개막식 시기에 맞춰 과정 개설 행사도 진행된다. 세종학당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운영되며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도 진행될 예정이다. 브라질에서는 한국의 K팝 그룹이 다녀가기만 하면 브라질 청소년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가 들썩거린다. 현재 브라질의 K팝 팬은 약 3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고 한류의 열기가 뜨겁다. 이러한 무형 자산을 기반으로 한국 화장품·식음료·헬스케어 등 고급 소비재에 대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해나간다면 저가 중국산 제품과의 차별화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한 한국 기업의 ‘BB크림’은 현지산에 비해 2~3배가량 가격이 높지만 제품을 진열하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

인구 2억명에 소 2억마리로 상징되는 막대한 농업 자원을 가진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상호 보완 관계에 있는 좋은 비즈니스 파트너다. 브라질이 중요시 여기는 ‘다양성’과 ‘개방성’은 관료주의나 복잡한 조세제도 같은 ‘브라질 코스트’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이점이다. 미국보다 인종이 다양함을 자랑으로 여기는 점과 타국 문화에 대한 개방성은 우리에게 좋은 비즈니스 토양을 제공할 것이다.

지금은 비록 브라질이 대내외적으로 혹한의 시련기를 겪고 있지만 브라질은 항상 위기를 겪으며 체질을 개선해온 저력을 보여줬다. 올림픽 개막식이 개최되는 ‘마라카낭’ 경기장은 1950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우루과이에 2대1로 역전패해 ‘마라카낭의 비극’으로 많이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 마라카낭의 비극 이후 대대적인 변화 노력으로 영원한 우승후보로 거듭났다. 우리 기업이 지금과 같은 브라질 불황기에 시장 개척 활동을 강화해나간다면 다가올 호황기에 달콤한 결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최정석 KOTRA 리우데자네이루무역관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