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열도 포켓몬 고 '몸살'.."후쿠시마 원전에 포켓몬" 소문에 도쿄전력 당혹

김혜경 2016. 7. 2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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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에서 청소년들이 22일 포켓몬 고 게임을 하고 있다. 포켓몬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이날 포켓몬 고 게임이 정식출시됐다. 2016.07.22
【도쿄=AP/뉴시스】일본 도쿄에서 22일 청소년들이 포켓몬 고 게임을 하고 있다. 포켓몬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이날 포켓몬 고 게임이 정식출시됐다. 2016.07.22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전 세계가 ‘포켓몬 고(GO)’ 열풍에 휩싸인 가운데, 포켓몬의 고향인 일본 열도 역시 포켓몬 고 인기에 몸살을 앓고 있다.

26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의하면 지난 22일 일본에서 포켓몬 고가 출시된 이후 3일 동안 일본 전국에서는 교통사고가 36건 발생, 교통위반은 71건 적발됐다. 모두 자동차 운전 중에 스마트폰을 들고 포켓몬 고 게임에 열중했다 발생한 사건이다.

25일 오전 10시께에는 가나자와(金沢)시에서 도로에서 경승용차가 정지 중인 승합차를 들이받아 앞 차 운전자가 경상을 입었다. 경승용차를 운전하던 20대 남성은 "포켓몬 고를 하다가 앞을 쳐다보지 않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삿포로(札幌)시에서는 24일 자전거 충돌사고가 발생했는데, 초등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포켓몬 고 게임을 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전 초등학생은 "찾았다!"를 외친 후 방향감을 잃고 자전거와 함께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상을 입은 사람은 없지만, 이런 교통사고가 일본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뜻밖의 사고도 있었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는 지난 22일 오후 9시 반께 포켓몬 고를 하던 20대 남성이 혼비백산해 도망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포켓몬 고에 열중하다가 곰이 포효하는 소리를 듣고서야 곰이 수 미터 앞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 남성은 부상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트위터에서는 도쿄(東京)전력 후쿠시마(福島) 제1·2 원전에서 "희귀 포켓몬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아 도쿄전력 측이 당황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한 원전 내로 포켓몬 고 사용자들이 몰려들어서도 안되지만, 포켓몬 고를 하는 원전 직원들 역시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쿄전력 측은 "포켓몬 고를 원전에서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직원들에게 원전 내에서 포켓몬 고 사용을 금지했다. 또 포켓몬고 개발회사에 원전에서 포켓몬을 출현시키거나 아이템 입수 장소 설정을 하지 않도록 신청했다.

이 뿐 아니라 한신대지진을 겪은 고베(神戸)시도 대지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설에서는 포켓몬 고를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포켓몬 고 게임을 즐기기에 장소가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포켓몬 고 공식 홈페이지 "도움말 센터"를 통해서 포켓몬 출현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포켓몬 고로 인해 일본인의 일상생활에도 마찰이 일고 있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포켓몬 고 사용자들이 게임 아이템을 입수할 수 있는 '포켓 스톱'이라는 거점으로 지정된 곳에 모여들기 때문이다.

도쿄도 스미다(東京都墨田区)구에 위치한 긴시공원은 25일 오후, 스마트폰을 든 젊은이들로 가득찼다. 이 공원 근처에 '포켓스톱'이 10곳 가까이 잇어 포켓몬 모으기에 최적인 것으로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개발사인 미국 나이앤틱사의 일본 대리점에 따르면 포켓몬은 지도 상에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산과 바다 등 토지의 특성에 따라 어떤 종류의 포켓몬이 나타날지 다르다. 그러나 포켓스톱에서는 일정 시간 포켓몬이 나타나는 유료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어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다.

평소 공원 이용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3명의 아이를 키우는 32세 여성은 "아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없어졌다"면서 "쓰레기 통이 넘쳐나고 심지어 공원에서 미아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포켓몬 고는 일본의 인기 만화영화 ‘포켓몬스터’를 소재로 만든 모바일 스마트폰용 증강현실(AR) 게임이다. 포켓몬은 '주머니 속의 괴물'이란 뜻인 포켓몬스터(Pocket Monster)의 약칭으로, 피카츄, 꼬부기 등의 150여개 캐릭터(몬스터)가 존재한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거리에 비추면 모니터에 나타나는 포켓몬을 '몬스터볼'이라는 공 모양의 포획장치로 잡아 그 속에 넣어서 가지고 다닌다. 사용자는 이 몬스터를 키우고 다른 몬스터와 대결해 승리하면 몬스터는 진화하며 단계가 올라가는 형식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AR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포켓몬을 잡기 위해 현실에서도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게 기존 게임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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