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턱괴고 손사래..ARF서 온몸으로 사드 거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6. 7. 26. 09:37 수정 2016. 7. 26. 10:2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北-中 밀월 행보, 짜여진 각본
-왕이 발언 후폭풍 오래 갈 듯
-中 경제보복, 말 뿐이 아닐 것
-사드, 쿠바 미사일 위기와 비견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문일현(중국 정법대 교수)

달랐습니다, 정말 많이 달랐습니다. 바로 중국이 우리와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도 너무 달랐습니다. 지금 라오스에서는 아세안지역 안보포럼 ARF가 열리고 있죠. 이 포럼의 흐름을 보면 현재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외교 정세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우리의 위치가 어떤지를 확실하게 짚어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서 중국의 태도가 바뀐 겁니다. 우리 윤병세 장관과의 회담 중에는 손사래를 치고 대놓고 말을 했습니다. '사드가 상호 관계에 해악을 끼쳤다', 이렇게요. 반면 북한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는 환하게 웃으면서 '상호관계 발전이 의제였다' 이렇게 밝혔죠. 심지어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숙소에 묵기도 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중국 정법대의 문일현 교수 연결을 해 보죠. 교수님, 안녕하세요.

◆ 문일현>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번 포럼이 북한의 4차 핵실험하고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 후에 처음 있는 외교 수장들의 만남인 거죠?

◆ 문일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의미가 있는 건데요. 먼저 북한하고 중국 대표가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같은 숙소에 묵고 또 어제 북중회담 할 때는 우리 기자들한테 '들어와서 보라. 사진 찍어라' 제안을 했습니다. 이게 아주 드문 일은 맞습니까?

◆ 문일현> 그렇습니다. 지금 그동안의 관례로 보면 회담에서 이른바 악수하는 사진까지만 공개를 하고 그 다음에 모두발언 부분을 모두 비공개했는데요. 이번에는 이미 들어와서 공개를 시킨거 아닙니까? 왕이 부장 같은 경우에는 작심하고 한 발언을 가지고 전격 공개됐습니다.

또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좀 뭐한게요. 국경에서 라오스 비엔티안까지 가려면 쿤밍이라는 데서 한번 비행기를 갈아타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갈아 타면서 8시간 이상을 같이 움직인다든가, 또 같은 호텔에 묵는 일련의 상황들을 전부 다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아닌가 보여지고요. 다분히 중국과 북한 양국이 합의를 한 의도가 보여지고 어찌됐든간에 외부에 보여주는 제스쳐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특히 우리 기자들 들어와서 사진 찍으라고 한 게 많이 놀랐어요. 그러니까 밖에 우리 기자들이 있었는데 중국에서 와서 먼저 제안을 했다는 겁니다. '사진기 가지고 있어? 가지고 있으면 들어와서 사진 찍어요' 이렇게요.

◆ 문일현>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이 그동안과 아주 다른, 굉장히 이례적인 행동이라고 보여지는 건데요. 다분히 중국에서 의도적으로 한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반면에 우리 외교부 장관과 대화할 때는 턱을 괸다든지 손사래를 친다든지. 이거 그냥 솔직하고 쿨한 행동입니까? 외교적으로는 좀 보기 드문 무례한 행동인가요?

◆ 문일현> 그건 보기에 따라 다른 건데요. 일단 그 자체를 나무랄 수 없지만 외교적으로는 예의에 맞지 않는 행동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걸 정색하고 문제 삼기는 뭐할 거고요. 다만 제 생각에는 지금 중국이 얼마만큼 사드 배치 이후에 한국과의 만남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불만인가 하는 걸 좀 보여주려는 거 아닌가 싶어요.

◇ 김현정> 바로 그 부분이 핵심인 거죠.

◆ 문일현> 그 부분이 핵심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사드 배치가 정말 마음에 안 든다라는 것을 지금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중국인데요. 지금 이 행동들을 우리 언론에서는 다양하게 연일 분석하고 있습니다만 중국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를 하나요?

◆ 문일현> 지금 중국 언론에서는 정색을 하고 보도를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아직까지 중국 내부 방침이 사드 문제는 당분간은 덮어두자는 쪽인 거 같은데요. 그렇지만 지금까지 나온 걸 보면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를 하고 있다는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 김현정> 어떤 것을요?

◆ 문일현>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중 관계가 근본적인 전환점을 얻을 수 있다'라고 경고를 하고 있는데요. 다시 말씀드리면 이번에 왕이 부장이 양국간 신뢰가 훼손됐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 얘기에서 신뢰라는 것은 양국간 우호의 기초이자 출발점인데요. 이 신뢰가 깨졌다고 얘기하는 것은 양국 간 우호에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고요.

조금 더 나아가서 얘기한다면 양국간 신뢰와 우호를 전제로 하는 이른바 한-중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앞으로도 가능하겠느냐?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번 왕이 부장의 발언은 사드 배치에 따른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꽤 클 뿐만 아니라 상당히 오래갈 것 같다는 그런 불길한 느낌도 느끼고 있습니다.

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윤병세 외교장관과, 왕이(Wang Yi, 王毅) 중국 외교부장. (사진=외교부 제공)
◇ 김현정> 제가 지금 그 질문을 드리려고 했어요. 뭐냐하면 이번에 아세안지역 안보포럼에서 보여준 행동을 보고 중국의 심기가 불편한 건 충분히 알겠어요. 심경이 뭔지는 충분히 우리가 알았는데요. 과연 그 불편한 심기를 마음속에 품고만 있을 거냐 아니면 어떤 식으로든 행동화할 것이냐 이 부분이 관건 아니겠습니까?

◆ 문일현>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우선 오늘 ARF 의장성명이 나오죠?

◆ 문일현> 네, 나옵니다.

◇ 김현정> 미국이 주도해서 북핵을 비난하고 비핵화 촉구하는 내용을 담는 것으로 우리는 다 알고 있었는데 이게 지금 수월하게 진행이 안 되는 것 같아요?

◆ 문일현> 그렇습니다. 지금 문제는 중국도 적극적이지 않지만 그렇다고 중국은 아예 대놓고 반대는 하지 않는 것 같은데, 문제는 라오스입니다.

◇ 김현정> 라오스요?

◆ 문일현> 라오스가 의장국인데요. 라오스가 친북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주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서 폐막이 몇 시간 안 남았는데 아직까지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중국 현지 언론에서 보도가 되고 있고, 또 그렇게들 관측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라오스는 최대 친북 국가입니다. 그리고 중국하고 북한하고 친해요. 그래서 라오스가 북한편 드는 건 이해를 하는데, 중국이 강하게 '아니다, 이 성명 내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할 경우에는 성명이 채택될 수 있지만 중국도 적극적이지 않은 거예요?

◆ 문일현> 이론적으로 그게 맞는데요. 그런데 중국은 사실 북한의 비핵화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나서서 이거 하지 말라 하라 이렇게는 안 할 거고요. 적어도 라오스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르지 않겠느냐 이렇게 보여 집니다.

◇ 김현정> 그래요. 지금 4시간밖에 안 남았는데 아직도 의장성명이 채택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하나 있고요. 또 두 번째로 제가 궁금한 건 중국의 불편한 심경이 우리에 대한 각종 보복으로까지 이어질까? 이건 어떻게 보세요?

◆ 문일현> 지금 중국이 조용히 있기 때문에 국내 일부에서는 중국과 한국의 산업에 고도화가 이루어져서 중국이 한국에 대해서 쉽게 제재를 못할 것이다라고 하는 낙관적인 관측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많이 나옵니다.

◆ 문일현> 저는 그것과 정반대로 생각을 하는데요. 중국은 절대 이 문제를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말로만 항의하고 없었던 일로 하는 그런 경우는 없을 걸로 지금 보이는 건데요.

◇ 김현정> 왜 그렇게 보십니까?

◆ 문일현> 왜냐하면 방금 말씀드린 대로 지금 한중 양국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가 오고 있다고 저는 보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이거는 1960년대 소련이 미국의 코앞인 쿠바에다가 미사일기지를 건립하려 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라고 중국은 주장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한국이 사드 배치를 한 이유는 설명하지만 자기들이 보기에는 어디까지나 한국의 설명이고요. 한국의 사드라는 것은 중국의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결코 이걸 용납할 수 없고 우리는 반드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굉장히 강합니다.

◇ 김현정> 우리가 자위적인 방어 시스템일 뿐이라고 이번에도 윤병세 장관이 열심히 설명했다고 하거든요. 그래도 그거 안 통할 거라고 생각하세요?

◆ 문일현> 중국에서 그걸 액면 그대로 믿는 사람이 거의 없거든요.

◇ 김현정> 거의 없어요?

◆ 문일현> 이거는 어디까지나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의 핵이 근본이다. 그래서 북한의 핵 문제가 없다면 사드라는 것도 필요 없다는 주장인데요. 중국은 어떻게 반론을 펴고 있냐면요. '북한 핵을 안다, 알지만 사드라는 것은 북한 핵을 요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고, 오히려 중국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굉장히 효과를 발휘하는 수단이다. 그러니까 한국이 지금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북한의 핵을 겨냥하기보다는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서 중국을 겨냥하는 데 한국이 동참한 거 아니냐?'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김현정> 우리를 겨냥하는 거다라고 굳게 믿고 있다는 얘기군요? 중국에서요.

◆ 문일현>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한미동맹이 중국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믿어왔는데, 한미동맹이 지금부터는 양자동맹이 아닌 일본까지 포함하는 다자동맹으로 바뀌고 한반도에서 벗어나서 동아시아로 확대되는 지역 동맹으로 변질됐다고 중국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 문제에 대해서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보복조치 없을 거라는 건 지나친 낙관이다. 중국은 보복조치를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금 말씀하셨어요. 이번 라오스 포럼 보면서 그냥 중국의 심경이 불편한 건 알았고 여기 정도에서 그쳤으면 좋겠는데 그게 현실화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시니까, 실행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시니까 걱정스럽네요. 4시간 남았습니다. 의장성명이 채택되는지도 여러분께서 관심 있게 보시고요.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문일현> 감사합니다.

◇ 김현정> 중국 현지, 정법대학교 문일현 교수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CBS 김현정의 뉴스쇼]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