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강남 고분양가' 제동.. 개포3단지 '직격탄'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급등한 분양가에 정부가 본격적인 규제의 칼을 들이대기 시작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현대건설이 이달 초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을 준비 중인 ‘디에이치 아너힐스’(강남구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분양보증 발급을 거부했다. HUG의 분양보증이 없으면 일반분양 자체가 불가능하다.
특히 HUG는 3.3㎡당 평균 분양가격이 인근의 10%를 초과한다면 ‘고분양가’로 본다고 밝혀 이 같은 기준이 향후 다른 단지 분양가 결정의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기준이 모호하고 과도한 조치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HUG는 개포3단지 주택재건축사업 주택분양보증 신청 건에 대한 심사 결과 이를 승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현대건설이 신청한 3.3㎡당 분양가는 4313만원이다. HUG에 따르면 4313만원은 지난 6월 기준 강남구 3.3㎡당 평균 분양가격 3804만원 대비 13% 높고, 3개월 전 분양한 인근의 개포주공2단지 3.3㎡당 분양가 3762만원보다도 14% 높은 수준이다.
25일 고분양가 재개발로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개포주공아파트 3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
HUG는 그간 고분양가 사업장에도 보증료 할증 등 조건을 붙여 분양보증을 취급했지만, 앞으로는 적정 분양가를 상회한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의 경우 보증 승인을 계속 제한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개포3단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분양가를 책정해 재신청을 하라고 주문했다.
건설업계는 발끈했다. HUG가 분양보증의 독점기관이고, 이 보증이 일반분양을 위한 필수적인 단계인 것을 고려하면 정부가 사실상 분양가를 직접 규제하고 나선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의 관계자는 “분양보증 리스크가 커지면 보증 수수료를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아예 분양보증을 거부한다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10% 가이드라인의 근거인 인근 아파트 분양가 범위와 기준이 명확지 않다. 아파트 브랜드나 설계·마감재 등에 따라 가치가 천차만별인데 이걸 어떻게 일률적으로 적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나기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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