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세계은행 총재 "나이·성별·국적 차별 없애야 한국사회 발전"

김범수 기자 입력 2016. 7. 26. 00:07 수정 2016. 7. 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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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국의 경쟁적인 교육 환경이 젊은이들의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의지를 키워줬다면 이제는 젊은이들에게 리더십과 팀워크 등을 강조하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은 기업 조직이 경직돼 있고 나이에 따른 계급의식이 일상화돼 있어 소통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포럼에서 강연 중이다. /김범수 기자

25일 연세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미래 인재 양성과 대학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발표에 나선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연장자들이 지닌 특권의식과 성차별, 외국인 차별을 없애야 한국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날 포럼은 조선비즈와 연세대학교의 후원으로 미래교육소사이어티(FES·Future Education Society)가 개최했다. 김용 총재는 ‘미래 사회 성장의 열쇠’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용 총재는 “해외의 다양한 인사들이 한국의 여성 골프선수들이 각종 대회를 휩쓸고, 케이팝과 한국 영화가 인기가 많은 이유를 물어볼 때마다 한국인의 ‘의지’ 덕분이라고 대답한다”며 “때로는 한국의 경쟁적인 교육 환경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의지를 키워준다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으며 앞으로 대학이 어떻게 의지를 심어줄 것인지 고민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앞으로 세계가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4차 산업혁명으로 세계의 복잡성이 가중되고 인공지능(AI) 기술이 노동 환경을 바꿔나간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을 가르치는 것보다 리더십과 팀워크 등을 강조하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영국에서는 브렉시트(Brexit)가 가결됐고 미국의 대통령 후보는 이민자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며 “고소득 국가의 중산층 소득이 줄어드는 현상 등으로 세계화가 아무런 혜택도 주지 않았다고 여기며 분노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 총재(가운데)가 김용학 연세대 총장(왼쪽), 지영석 위원장(오른쪽)과 토론을 하고 있다. / 사진=김범수 기자

김 총재는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경쟁적인 교육 환경이 짧은 기간 동안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성과가 분명히 있지만 앞으로 한국사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나이와 성별, 국적의 차별을 없애고 성과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실리콘 밸리나 하버드대 실험실에서는 엄격한 성과주의가 존재하고 누가 가장 뛰어난 아이디어를 갖느냐에 따라 리더가 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며 “외국인 혐오, 여성에 대한 차별, 나이가 만든 계급의식 등이 존재하는 한국에서는 능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리더가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용 총재는 “한국의 중장년 세대 남성이 연령에 따른 계열화(계급의식)를 포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며 “나이가 주는 특권을 비롯해 여성과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함께 없애 나가면 한국 사회는 빠르게 성과 기반 국가로 변화하고 크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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