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장마철 생선회 먹지 마라"..근거 있나?

오대영 2016. 7. 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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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처럼 덥고 습한 날은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 이런 얘기 자주 들어보셨죠? 날것으로 먹다 보니까 각별히 조심하자는 인데요. 과연 근거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속설일 뿐인지 많이들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오늘(25일) 팩트체크에서 짚어보죠.

오대영 기자, 궁금한 게 요즘 생선회가 잘 팔립니까?

[기자]

올해 통계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해의 통계를 보면 수산물 판매실적을 보겠습니다.

5월이 최저점이었고요. 장마시즌인 여름에 판매량이 극히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익혀 먹는 생선까지 다 포함된 통계입니다마는 절대량이 줄었다는 점에서 생선회의 수요도 크게 줄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앵커]

휴가철에 바다로 가시는 분들은 익혀먹든 날로먹든 생선을 많이 찾으실 것 같은데요. 혹 그렇지가 않은가보군요.

[기자]

그래서 저희가 오늘 현장 상황도 체크했는데요. 상인들의 목소리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마포 농수사산물 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평일 오후인 걸 감안하더라도 이곳에 손님이 굉장히 드물다는 걸 한눈에 볼 수가 있습니다.

[상인 : 체감하는 건 거의 반절 이상 빠진다고 봐야죠.]

[상인 : 같은 생선을 똑같이 먹는다 해도 식감이 달라요. 비 오는 날 회를 안 먹는다는 이야기는 그래서 나온 거예요.]

[앵커]

이 속설을 생각보다 많이들 믿고 계시는가 싶은데요. 그러면 하나하나 맞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일단 사진 하나 띄어주시죠. 이 사진이 장염 비브리오균의 모습인데요. 이 세균이 생선회에 장마철에 급증하느냐, 이게 관건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조사를 해 봤더니 장염 비브리오균은 바닷물 온도가 섭씨 15도 이상이면 증식을 한다고 합니다. 20도에서 37도 사이에서 급증가를 하는데 기온이 높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 사이에 이렇게 크게 늘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온도가 오르는 만큼 생선회에도 식중독균이 많아질 수 있다는 겁니까?

[기자]

그런데요. 중요한 게 비브리오균이 증가하는 것과 우리가 먹는 회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라는 겁니다. 비브리오균은 생선의 비늘이나 내장, 아가미에 주로 침투를 하고요. 횟감인 생선의 근육에는 침투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생충도 마찬가지인데요. 기생충 전문가인 서민 단국대 교수는 기생충의 99%가 생선에 내장에 있다, 회로 감염될 확률은 1만분의 1도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내장이나 비늘째 먹는 회만 조심 하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앵커]

그러면 기온은 그렇다 치고 습도는 어떻습니까? 후텁지근한 게 신선도에 도움될 게 없지 않습니까?

[기자]

습도도 마찬가지로 기온과 더불어서 직접적인 연관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부경대학교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했는데요. 온도를 30도로 고정을 시키고 습도를 바꾸어봤더니 세균 수의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붉은색으로 된 부분입니다. 다만 같은 조건에서 노출시간, 이 노란색부분입니다. 노출 시간이 길어지면 세균이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생선회를 떠놓고 2시간 넘게 방치하는 게 아니라면 고온다습이 세균을 증식한다는 속설은 참이라고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앵커]

그래도 물론 평소에 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각별히 조심을 하셔야 하는 거죠? 그럼 두번째로 볼 속설은 무엇입니까?

[기자]

바닷물이 용승작용을 일으켜서 생선의 신선도를 떨어뜨린다 이런 속설이 있는데요.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오면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지고 그 염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심층수가 위로 떠오른다. 그때 바닷물의 박테리아도 함께 떠올라서 어류에 침투한다더라는 속설인데요.

그래서 장마철에 생선을 잡으면 위험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 설명은 틀렸습니다. 전문가의 얘기 들어보시죠.

[윤은찬 박사/한국해양수산연구원 : 바람이 불면 파도가 생기면서 회전운동을 하거든요. 그렇게 되면 저층에 있는 물을 순환시키는 거죠. 그렇게 순환을 해주면서 기존에 쌓여있던 나쁜 물질이 정화되는 그런 기능을 하죠.]

그러니까 이 용승작용은 비보다는 바람으로 인한 거라서 팩트에서 벗어나 있고요. 세균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정화가 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용승작용이 신선도를 떨어뜨린다는 속설도 거짓에 가깝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장마철이면 어선이 출항을 못하니까 어항에 있는 오래된 생선으로 회를 뜨는 거 아니냐, 이렇게 의심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기자]

그런 의심도 가질만 한데요. 과거에는 출항을 못하면 기존에 잡아놨던 오래된 고기를 토대로 해서 생선회를 떴다고 합니다.

지금은 양식을 통해서 횟감을 출당하는 많아서 출항 여부와 밀접한 관련이 없다는 게 업계의 얘기입니다. 다만 자연산을 고집하는 횟집에서는 출항을 못하면 오래된 걸 쓸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 속설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다.

[앵커]

결국 장마철 생선회가 위험하다는 얘기는 속설에 가깝다는 거군요. 하지만 조리할 때 위생상태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겠죠. 팩트체크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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