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북 외교수장 라오스서 2차례 접촉

김환기 2016. 7. 25.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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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간 조우.. 대화내용은 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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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의가 열리고 있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북·중 관계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왕 부장은 이날 낮 12시부터 1시간가량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진행된 북·중 외교장관회담 모두발언에서 “중·조(중·북) 관계 발전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중·조 관계의 공동 관심사가 되는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은 이에 “앞으로 조·중(북·중) 친선을 위해 (중국과) 적극 협력하는 외교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 대변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북측 관계자는 회담 후 회의장 복도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북·중) 접촉은 두 나라 사이의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그래서 두 나라 외무상들이 조·중 쌍무(양자)관계 발전 문제를 토의했다”고 설명했다. 

2년 만에 북·중 외교회담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이번 회동이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일환이라는 언급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경색됐던 북·중 관계가 이미 복원됐음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북·중 외교장관회담 개최는 2014년 미얀마 아세안 관련 회의 후 2년 만이자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처음이다.

한·중은 전날 외교장관회담에서 사드 문제로 격돌했다. 왕 부장은 윤 장관에게 “최근 한국 측의 행위는 쌍방(양국)의 호상(상호) 신뢰의 기초에 해를 끼쳤다”며 유감을 표했다. 윤 장관은 이에 “추신지불(抽薪止沸·장작을 빼 불을 죽이고), 전초제근(剪草除根·풀을 잘라 뿌리를 제거)”이란 중국 고사를 인용해 북한 핵·미사일이 문제의 근원임을 강조했다.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윤 장관과의 회담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반갑게 손은 잡았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 찬 팰리스호텔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한편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이 25일 비엔티안에서 두 차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소식통은 세계일보 기자에게 “윤 장관과 리 외무상이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5분간 외교장관들이 휴게실로 사용하는 NCC 1층의 12A호에 같이 있었다”며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어 오후 4시54분부터 5시9분까지 15분간 같은방에 머물렀다. 리 외무상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느냐’는 세계일보 기자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리용호 일행이 양자회담을 하기 위해 나가는 차에 윤 장관이 문쪽에 앉아있었으니 자연스럽게 마주칠 기회가 있었다. 윤 장관이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고, 리용호도 ‘반갑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비엔티안(라오스)=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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