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수단체 간부, 세월호 폄훼 대량 트윗 시인.."여론조작은 소설"

양은하 기자 입력 2016. 7. 25. 20:03 수정 2016. 7. 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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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책임론 글에 화나서..확산력은 없어" 주장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폄훼하고 진상규명을 반대하는 글을 조직적으로 확산시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보수단체 간부 A씨가 "여러 계정을 사용해 글을 올린 것이 맞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여론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보조계정을 사용해도 여론을 조작할 만큼의 확산력은 없다"며 "특히 게시글이 6만여명에게 노출됐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소설"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25일 뉴스1과의 전화통화에서 "개인으로서 생각을 올린 것인데 마치 보수진영이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해 엄청난 피해를 준 것처럼 과장된 기사가 나오고 있다"며 "사이버상 여론조작범이 돼 자다가 봉창을 맞은 기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4·16 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참사 1주기 사이 트위터에 '세월호'를 키워드로 작성된 글을 전수 분석한 결과, 세월호 유가족 폄훼 등의 내용이 담긴 게시글이 인위적으로 확산된 정황을 포착했다.

세월호특조위에 따르면 1기(2014년4월16~26일), 2기(2014년8월19~29일), 3기(2015년4월16~26일) 조사기간 동안 하루 평균 약 11만9000건의 세월호 관련 글이 트위터에서 작성됐다. 기간별로 보면 평균 12만2000명이 글을 작성했고 130만건의 글이 올라왔다.

이 중 약 14.6%인 19만여 건의 글만이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직접 작성하는 '원글'의 형태를 띠고 그 외의 85.4%인 112만여 건의 글은 다른 글을 전달하는 '리트윗'이나 '리플라이(맨션)'였다.

이 중 특정 계정이 글을 쓰면 70개 계정이 같은 순서로 해당 글을 리트윗하는 '조장-조원' 패턴이 포착됐는데 특조위는 이 조장 계정 운영자를 A씨로 특정했다.

A씨는 70개 계정을 만들어 자신이 쓴 글이 빠르게 퍼질 수 있도록 하는 '트윗덱' 프로그램을 사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조장 계정이 올린 게시글이 최대 6만5880명에게 노출됐으며 평균 노출도는 3만8491이었다는 게 특조위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A씨는 "2014년 당시 인터넷상에서 정부책임론을 주장하는 글들이 폭포수 같이 쏟아져 내 글은 주목받기가 어려웠다"며 "그런 글에 화가 나기도 했고, 내 글이 좀 더 오래 남을 수 없을까 해서 (트윗덱을 이용)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트윗덱을 써도 확산력이 없어 여론 조작은 소설이나 다름없다"고 부인했다. A씨는 "내 트위터 팔로워가 수만명인데, 보통 리트윗 30개가 나온 글의 노출 수(전파력)는 2000~3000명에 그친다"며 "더욱이 게시글 팔로워들이 중복되기 때문에 보조계정이 있어도 확산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러 개 계정을 만든 것과 관련해서는 "트위터 계정 강제 삭제를 막기 위해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11~2012년 당시 진보진영에서 보수진영 트위터 사용자들의 계정을 삭제하기 위해 계정 폭파를 했다"며 "그때 내 트위터 계정 10개가 없어져 여러 유령계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특정 계정을 집단 블록(차단)하면 계정이 강제 삭제되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계정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세월호 특조위의 연구 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세월호 정부 책임론을 주장하는 유령 계정이나 북한 사이버 부대로 추정될만한 계정, 괴담을 유포하는 신원 추정이 안 되는 계정이 SNS상에 넘쳐나고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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