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대놓고 '북 끌어안기'.. 리용호에 덕담 건네며 환대

2016. 7. 25.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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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외교 수장 2년 만에 회동 / 회의장 밖까지 나와 리용호 맞이해 / 카메라 향해 다정한 포즈 취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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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관련 회의가 열리고 있는 라오스 비엔티안에서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남북 외교수장 간 접촉을 비롯해 한·미, 한·일 및 북·중 외교장관회담 등 외교 행사가 이어졌다.
2년 만에 북·중 외교회담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북·중회담 후 남북 두 차례 접촉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이날 국립컨벤션센터(NCC)의 한 방에서 두 차례 조우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두 사람이 두 차례(오후 3시30분부터 5분간 및 4시54분부터 15분간) 머문 NCC 1층의 12A호실은 각국 외교장관들이 회담 일정 등을 기다리며 사용하는 공용 공간이다. 다른 소식통은 “방에는 가로, 세로 각각 22m의 크기로 5개의 소파가 있다”며 “이 중 2개는 한국 측이, 2개는 북한 측이 차지했으며 윤 장관과 리 외무상 간 거리는 3m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주목받은 행사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다자무대에서 처음 이뤄진 북·중 외교수장 회동이었다. 중국 쿤밍(昆明)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와 같은 숙소에 묵고 있는 리 외무상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번 회동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리 외무상과 왕 부장은 이날 낮 12시쯤부터 1시간가량 NCC 15호 회의장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오전 11시59분 왕 부장 일행이 회의장에 먼저 들어갔고, 2분 후에 리 외무상 일행이 도착했다. 대기 중이던 왕 부장은 회의장 밖까지 나와 리 외무상을 맞이하며 악수했다. 두 사람은 웃으면서 카메라를 향해 다정한 모습으로 포즈를 취했다. 왕 부장은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친밀감을 나타내려는 듯 리 외무상 등에 손을 올리기도 했다.

왕 부장은 회의장에서 외무상으로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리 외무상에게 “취임을 축하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리 외무상은 이에 북·중관계 발전을 평가하면서 “축전 보내주신 것을 감사히 받았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축전은 이달 초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이뤄진 친서교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중 국기가 놓인 회의장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웃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전날(24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당시 윤 장관 발언을 듣던 왕 부장이 불만이 있는 듯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괸 채로 발언을 듣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리 외무상이 회담에서 왕 부장에게 북·중 간 우정을 강조하며, 우호협력과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류를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불만 가득찬 왕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 간에 갈등이 이는 가운데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 찬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윤병세 장관의 발언에 불만이 있는 듯 손사래를 치거나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비엔티안=연합뉴스
◆한·일, 소녀상 문제 서로 다른 설명

윤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앞서 이날 오전 9시5분부터 약 30분간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28일 발족하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재단, 북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남중국해,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개최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은 지난해 12·28 위안부 합의 후 7개월 만에 열렸다. 기시다 외무상은 금명간 개최될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계기에 윤 장관의 일본 방문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갑게 손은 잡았지만…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4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돈 찬 팰리스호텔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비엔티안=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일각에서 10억엔 출연과 연계를 주장하는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철거 문제와 관련해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본 당국자는 이날 ‘위안부 동상 철거 문제를 다뤘느냐’는 일본 기자들 질문에 “물론 (기시다 외상이) 한·일협정(12·28 합의 의미)에 대한 지속적인 합의의 실시(이행)가 필요하다는 것을 거듭 말했다”며 우회적으로 소녀상 문제가 언급됐음을 시사했다.

비엔티안(라오스)=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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