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유리하게" 이메일 파문.. 슐츠 사퇴로 美 민주 전대 뒤숭숭

조철환 2016. 7. 25. 16: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개막

위키리크스, 전국위 이메일 해킹

클린턴 잔칫날에 ‘분열의 먹구름’

“배후에 러시아가” 說 흘러나와

샌더스 “당면 과제는 트럼프 낙선

클린턴 중심으로 단결해야” 강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정식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위해 열리는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분열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러시아 배후설’이 흘러나오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이메일 해킹 사건 파장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사퇴 압박을 거부하던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이 사임 의사를 밝혔는데도,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 지지자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슐츠 의장은 전당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4일 경선 편파관리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로리다 주 연방 하원의원이기도 한 슐츠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나의 첫 번째 관심은 지역구민에 대한 봉사이고,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에서 표를 많이 얻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슐츠 의장의 사퇴는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전날 이메일 해킹 때문이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DNC 지도부 인사 7명의 이메일에는 클린턴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경선을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샌더스)가 자신은 무신론자라고 한 말을 들은 거 같은데 그렇다면 우리 사람들과 선을 그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내용이다.

이메일 폭로 직후 샌더스 의원 측은 슐츠 의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고, 당 지도부는 신속하게 전당대회 의장직을 박탈하고 찬조 연설자 명단에서도 삭제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신속한 조치는 당 ‘통합의 무대’인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칫 샌더스 의원과 그의 지지자들을 자극할 경우 전당 대회가 파행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일부 샌더스 지지자들은 팀 케인 부통령 후보 지명 철회 혹은 클린턴 전 장관의 사퇴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민주당을 이탈해 제3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흠집으로 작용할 수는 있어도 공화당 전당대회에 비견되는 수준의 혼란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샌더스 의원 스스로 경선 결과 승복 및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 의원은 이날 이뤄진 3건의 인터뷰에서 일관되게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강조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이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케인 의원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를 내렸다. 샌더스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해킹된 이메일을 통해 드러난 일에 연관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또 “나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재앙적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낙선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며, 클린턴 전 장관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샌더스 의원 참모들도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연설에서 클린턴을 당선시키는데 힘을 모으는 한편, 1%가 아닌 99%를 대표하는 정부 수립을 위한 ‘정치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샌더스 의원은 ABC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은 미국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일부에서 거론되는 제3후보 지지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것 말고 더 중요한 건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샌더스 의원의 입장과 관련, 클린턴 진영과의 협상을 통해 ▦대학 무상등록금 ▦소득불균형 해소 ▦사법ㆍ이민개혁 등에 대한 자신의 주장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필라델피아=조철환특파원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