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사퇴 지연에 미소짓는 비박, 울상짓는 친박

홍세희 2016. 7. 25. 16: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친박, 전대 앞두고 부담 '우 수석 자진사퇴'로 선회
비박, 겉으론 '사퇴' 속으론 친박 공세 노림수

【서울=뉴시스】홍세희 기자 =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가 각종 의혹에 휩싸인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를 둘러싸고 엇갈린 속내를 보이고 있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우 수석에 관한 의혹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자 계파간 '유불리'를 따지며 눈치 작전에 들어가 있다.

먼저 친박계는 최근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우 수석 문제까지 터지자 부담스러운 눈치다. 친박계는 당초 우 수석의 거취에 대해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취했지만 최근 '스스로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쪽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특히 전대를 불과 보름 가량 앞둔 상황에서 우 수석 문제를 질질 끌고 가다가는 박근혜 정부는 물론 친박계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원조 친박'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이제는 어쩔 수 없다"며 "사퇴하는 길밖에 없는 것 같다"고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한 의원은 그간 "의혹만으로 물러나라고 할 수는 없다. 본인이 알아서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우 수석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여권 내에도 우 수석에 대한 퇴진론이 확산되고 있다.

친박 중진 정우택 의원은 "본인이 스스로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런 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명예에 치명상을 받는다"고 주장했고, 이우현 의원도 "자기가 조금이라도 문제점이 있거나 지금까지 공직생활을 하면서 문제점이 있으면 대통령께 부담을 주지 말고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친박계가 이처럼 사퇴 압박에 나선 데에는 우 수석의 존재가 박근혜 대통령과 현 정권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자연스런 의미 외에도, 자칫 8월9일 전당대회까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당대표 선거에 친박이 치명적 손실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가 깔려 있다.

우 수석 문제가 전대까지 이어져 여론의 질타를 받을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전당대회에서 친박계에게 돌아갈 것이란 판단에서다. 때문에 친박 내부에서도 우 수석이 하루빨리 사퇴하란 이야기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반면 비박계는 느긋한 편이다. 물론 겉으로는 우 수석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속내는 전대까지 우 수석 문제가 이어져도 나쁠 게 없다는 생각을 하는 듯 하다. 이를 고리로 친박계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심산에서다.

비박계는 서청원 의원의 전대 불출마로 친박계 유력 당권 주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친박 수뇌부의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까지 터지자 친박계를 향한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대까지 우 수석 문제가 계속될 경우 '친박 패권주의' 타파를 기치로 당권을 틀어쥘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원내대표는 "앞으로 국회 운영위가 열리고 야당은 우 수석을 출석하라고 할 것"이라며 "그 동안은 불출석을 양해해줬지만 더 이상은 어려울 것 같다"고 우 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 가능성을 밝힌 바 있다. 여기엔 정부 여당의 우 수석에 대한 보호가 어려운 상태니 자진해서 거취를 결정해달라는 의미도 들어 있다.

hong198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