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그 이상' 넥센 대니 돈의 가치 [고동현의 1인치]

고동현 2016. 7. 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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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넥센 히어로즈 라인업은 변화가 있더라도 잘 알아차리기 힘들다.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해 선수들에게 돌아가며 휴식을 주기 때문. 채태인이 지명타자로 나오는 날은 윤석민이나 대니 돈이 1루수로, 윤석민이 지명타자로 나온다면 채태인이 1루수로, 대니 돈이 우익수로 나오는 식이다.

이러한 시스템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 넥센에서 이 역할을 하는 선수는 다름 아닌 대니 돈이다.

쉽게 볼 수 있는 기록만 보면 대니 돈의 성적은 돋보이지 않는다. 타율 41위(.293) 홈런 27위(12개) 타점 25위(54점) 최다안타 32위(87개)에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대니 돈은 이미 넥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나 있다.

[사실 하나]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은 출루율

넥센은 지난해 연말 계약을 발표할 당시 대니 돈에 대해 "186cm, 92kg의 다부진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와 좋은 선구안을 지녔다"고 소개했다.

이는 거짓이 아니었다. 타율은 .293로 41위에 그치고 있지만 출루율은 .397로 1할 이상 높다. 덕분에 출루율 순위는 17위에 올라 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895로 22위다.

중심타자의 높은 출루율의 경우 하위타순이 약한 팀이라면 오히려 안 좋게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넥센의 경우 6번 김민성, 7번 채태인이 나선다. 중심타자로 나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선수들이다. 최근에는 '8번 이택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렇기에 넥센에서는 상위타선이 굳이 해결하지 않고 연결만 해주더라도 성공적이다.

또 홈런은 12개에 불과하지만 장타율은 .498로 준수한 편이다. 여기에는 2루타가 숨어 있다. 23개의 2루타를 때려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비록 예상보다 홈런이 많이 나오기는 하지만 '고척돔에 최적화된 타자' 영입을 노린 넥센의 선택이 맞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사실 둘] 2아웃에 강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박스스코어에는 2아웃 이후 타점이 따로 표기된다. 0아웃과 1아웃에서는 안타 이외의 방법으로도 득점을 만들 수 있지만 2아웃의 경우 적시타가 나와야 득점을 올릴 수 있기 때문. 2아웃 이후 타점 생산 여부도 어엿한 '능력'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대니 돈은 '올리지 못할 수도 있는 점수'를 많이 생산해냈다. 타석은 0아웃 113타석, 1아웃 121타석, 2아웃 121타석으로 거의 같은 비율이다. 그런 가운데 타점은 0아웃 때 11타점, 1아웃 때 18타점, 2아웃 때 25타점 등 아웃카운트가 많을 수록 더 많은 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54타점 중 절반에 가까운 25타점을 2아웃 상황에서 올린 것.

단순히 타점만 많은 것은 아니다. 타율도 .299로 준수하며 무엇보다 출루율이 .438에 이른다. 2아웃에서는 삼진(15개)보다 볼넷(22개)이 더 많았다. 2아웃 때 OPS는 .953로 시즌 .895를 뛰어 넘는다.

[사실 셋] 우익수부터 좌익수, 1루수까지 소화

대니 돈의 가치는 공격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첫 부분에 언급했듯 대니 돈은 우익수와 좌익수, 1루수로 나서고 있다. 덕분에 염경엽 감독은 어떤 한 선수의 몸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큰 어려움 없이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다.

대니 돈은 말 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했다. 일단 우익수로 35경기에 가장 많이 선발 출장했다. 하지만 이 포지션 역시 우익수 전체로만 봤을 때는 이택근(40경기 선발)에 밀린다. 우익수 수비 이닝도 278이닝으로 이택근(331이닝)에 못 미친다.

그 다음 1루수로 27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외야수로 나왔다가 1루수로 들어간 경기도 8차례나 된다. 1루수 역시 채태인(39선발)에 이어 2위이며 수비 이닝도 249이닝으로 두 번째(채태인 338이닝)다.

좌익수 자리도 다르지 않다. 12경기에 선발 좌익수로 출장, 고종욱(좌익수 56선발)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좌익수로도 105이닝을 소화했다. 여기에 지명타자로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니 돈은 여러 포지션을 돌아다녀 어려울 법 한 상황에서도 어색하지 않은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 1루수와 좌익수, 우익수를 고르게 소화한 경험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

제 아무리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선수 개인적으로는 한 포지션에서 붙박이로 뛰는 것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그렇지만 대니 돈은 팀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포지션 수비를 묵묵히 해내고 있다.

[기록출처-스탯티즈]
[넥센 대니 돈. 사진=마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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