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외교수장 라오스서 2년만에 회담..핵문제 언급 주목(종합)
ARF 계기 2년만…中왕이, 문앞에서 北리용호 맞아 '친밀 과시'
(비엔티안=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5일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2년만에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했다.
리 외무상과 왕 부장은 이날 낮(이하 현지시간) 12시께부터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NCC)에 마련된 회의장에서 양자회담을 시작했다.
왕 부장과 리 외무상은 약 2분 간격으로 차례로 회의장에 입장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왕 부장이 회의장 밖까지 나와 리 외무상을 맞았고,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면서는 리 외무상의 등에 손을 올리는 등 친밀감을 과시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북중 국기가 놓인 회의장 테이블과 함께 장내에서 리 외무상과 왕 부장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웃고 있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다.
양측은 회의장 내에서 이달 초 '북·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약칭 북·중 조약) 체결 55주년을 맞아 이뤄진 친서 교환에 감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이 ARF를 무대로 외교장관 회담을 한 것은 2년 만이다.
왕 부장과 리수용 전임 외무상이 2014년 미얀마에서 열린 ARF에서 만났으나 지난해 말레이시아 회의에서는 냉각된 북중관계를 반영해 양국 외교장관간 회담이 불발됐다.
이날 북중 외교장관 회담은 전날 비엔티안에 도착한 리용호 외무상의 첫 공개 일정이다.
회담에서 양 측은 북중관계 회복을 제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핵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북핵 불용 원칙을 재확인하고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주장하는 등 기존 입장에서 극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으로 한미와 관계가 경색된 중국이 전략적으로 북한을 보다 포용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며 대화재개를 적극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고위급 교류 등 관계 회복 가능성을 타진할 소지도 있다.
리 외무상은 앞서 이날 10시35분께 NCC에 등장해 귀빈실에 1시간 이상 머무르다 회담장으로 향했으나,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요구할 것이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절 대답하지 않았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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