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탈 알바 "10kg 입고 땀 줄줄..짓궂은 손 미워요"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7. 25. 12: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수현 씨 (인형탈 아르바이트 청춘)

최근의 한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이런 설문조사를 했답니다. '여름철 최악의 아르바이트는 무엇인가?' 했더니요. 단연 1위는 인형탈 아르바이트였습니다. 크고 두꺼운 인형 옷을 입고 전단지 나눠주고 사진도 찍어주고… 이 탈 쓴 인형들, 탈 인형은 웃고 있지만 그 탈 속에 가려진 아르바이트생들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겠죠. 오늘 화제의 인터뷰, 폭염 속에서도 열심히 뛰고 있는 장한 청춘 한 명 만나보겠습니다. 1년째 이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분이세요. 김수현 씨 연결을 해 보죠. 김수현 씨, 안녕하세요?

◆ 김수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목소리가 앳되세요. 지금 실례지만 나이가?

◆ 김수현> 저 23살이요.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학생이세요?

◆ 김수현> 아니요, 저는 학교 졸업하고 취업 준비하고 있어요.

◇ 김현정>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는 1년이라고요. 주로 어떤 곳에서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하셨어요?

◆ 김수현> 저는 주로 개봉하는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홍보하는 데서 인형탈 역할을 했어요.

◇ 김현정> 그러면 애니메이션 캐릭터 복장을 주로 하셨겠군요?

◆ 김수현> 네, 예를 들어 미니언즈나 19금 테드, 앵그리버드 아니면 뽀로로. (웃음)

◇ 김현정> 뽀로로도 있고. (웃음) 어떤 인형이냐에 따라서 탈 무게도 달라요?

◆ 김수현> 네. 탈마다 무게가 달라가지고 한 보통적으로는 10kg 정도 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와, 그러면 제일 무거웠던 애는 어떤 애예요, 써본 중에?

◆ 김수현> 영화 무민이요.

◇ 김현정> 무민 캐릭터?

◆ 김수현> 10kg에서 15kg 정도 나가지 않았을까, 제가 느끼기에는. (웃음)

◇ 김현정> 한 번 입으면 몇 시간씩 일하는 거예요?

◆ 김수현> 저희는 한 하루에 7시간 정도 일해요.

◇ 김현정> 7시간 내내는 안 될 테고 중간에 휴식시간은 있죠?

◆ 김수현> 네. 40분 입고 20분 쉬고 이런 식으로 해요.

◇ 김현정> 아니, 사실은 요즘 같은 30도 넘는 날씨에는 밖에서 땀이 줄줄 나거든요.

◆ 김수현>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그 모피코트 같은 털옷을 입고 쓰고. 이야, 진짜 저는 상상이 안 돼요.

◆ 김수현> 엄청 더워요.

◇ 김현정> 엄청 더워요?

◆ 김수현> 진짜 여름이라서 진짜 땀은 말도 안 되게 흐르고요. 인형탈마다 입는 방식이 달라가지고 손잡이가 안에 있는 탈은 제가 손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가 있어서 땀이라도 닦을 수가 있는데, 옷처럼 이제 입는 탈은 땀을 닦기가 어려워서 엄청 곤욕이죠.

◇ 김현정> 지금 엄청 덥다고 하셨는데 말도 못하게 덥다 하셨는데, 어느 정도나 땀이 나요?

◆ 김수현> 그냥 다 젖어요, 옷이. 옷이며 바지며 그 옷들 다 젖죠.

◇ 김현정> 티셔츠 갖다가 짜면 한바가지 나올 만큼?

◆ 김수현> 네. 진짜. 진짜 장난 아니게 흘러요. 여름에.

◇ 김현정> 그냥 더운 것만 문제가 아니라 와서 또 인형 때리고 꼬집고 이러는 경우는 없어요?

◆ 김수현> 과도한 스킨십이나 이제 장난 같은 거 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럴 때도 조금 힘들죠. 말도 못하고, 손짓으로 웃어야 되고 막 그러니까.

◇ 김현정> 과도한 스킨십이라면 어떤 거예요?

◆ 김수현> 전에 홍대에 한번 나간 적이 있는데. 제 탈을 막 벗기려고 달려드는 분들이 계세요.

◇ 김현정> 탈을 벗기려고요?

◆ 김수현> 네. 안 벗으려고 이제 노력을 하죠, 안 벗길라고. (웃음)

◇ 김현정> 이야, 짓궂은 사람들 많네요.

◆ 김수현> 아이들 같은 경우는 똥집을 한다던가..

◇ 김현정> 방송용으로 적합한 용어는 아니지만 뭔지 다 알아들으셨을 거예요, 여러분. (웃음) 네, 그리고요?

◆ 김수현> 아니면 이렇게 살짝 치고 자기는 안 쳤다듯이 가만히 있고, 뒤에서 이렇게 터치하고 가가지고 사진 제대로 못 찍거나 그런 식으로 장난을 치시죠.

◇ 김현정> 그런 일도 있고, 또 아이들이 와서 꼬맹이들 한 6살, 7살짜리들이 와서 뽀로로 아니지 이런 거 없어요?

◆ 김수현> 사람인 것 같이 보이긴 하나봐요. 애들 눈에도. (웃음) 사람이냐고.

◇ 김현정> 사람이냐고 물어보고?

◆ 김수현> '어디서 눈으로 보는 거냐'고 막 이러면서 많이 궁금해 해요.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힘든 일을 하지만 목소리는 참 밝아요.

◆ 김수현> 힘든 만큼 또 가끔 '어, 힘드시겠어요, 더우시겠어요.' 하시면서 격려해 주시는 분도 있거든요.

◇ 김현정> 저도 꼭 그렇게 해요, 그런 분들 만나면.

◆ 김수현> 그런데 생각보다 의외로 진짜 힘이 많이 돼요.

◇ 김현정> 혹시 음료수 시원한 거 갖다 준 이런 분은 없었어요?

◆ 김수현> 자기들이 들고 있던 과자 같은 거, 탈에 입이나 좀 구멍이 뚫린 데에 넣어주세요.

◇ 김현정> 어디든지 뚫려 있으면 안쓰러워서 넣어주세요? (웃음)

◆ 김수현> 좀 넣어주는 경우도 있어요. (웃음) 보조스텝에게 주시거나. 너무 고맙죠.

◇ 김현정> 시급을 얼마나 받습니까?

◆ 김수현> 7, 8시간 정도 일해서 7만 원?

◇ 김현정> 그럼 1시간에 1만 원. 처음 이 아르바이트 어떻게 시작하신거예요?

◆ 김수현> 저는 지방에서 올라왔거든요. 그래서 이제 서울에서 자리잡고 싶어서, 면접을 봐야 되는데 면접이 정해진 날이 없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고정적인 일을 못했어요. 그래서 일당 아르바이트를 찾게 되다가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알게 됐죠.

◇ 김현정> 고향에 계신 부모님은 아세요? 우리 김수현 씨가 이런 인형탈 아르바이트 하는 거?

◆ 김수현> 아니요. 모르세요. 속상해하실까 봐... 면접 준비하고 있다고만 했습니다.

◇ 김현정> 예쁜 딸입니다. 효녀 딸이에요. 앞으로 하고 싶은 거 꿈은 뭡니까?

◆ 김수현> 연예기획사 마케팅 쪽 업무 일을 하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거든요. 취업돼야죠. (웃음)

◇ 김현정> 취업 되는 꿈. 그래요. 장한 청춘. 지금 이런 질문 하나 들어왔는데 여러 개 탈 써 본 중에 제일 인기 많았던 탈은 뭐예요?

◆ 김수현> 미니언즈랑 뽀로로였어요.

◇ 김현정> 역시 뽀로로? (웃음) 반면에 가장 좀 아무도 안 쳐다보고 시들했던 인형 탈은.

◆ 김수현> 정글번치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어른들도 안 다가오고 아이들도 안 다가오더라고요.

(사진=본인 제공)
◇ 김현정> 그러면 마치 연예인이 자기 길거리에서 못 알아보면 약간 서운하듯이 인형탈도 그런 거 있어요?

◆ 김수현> 네. 생각보다 좀 많아요. (웃음) 왜냐하면 홍보도 하고 싶고 막 그런데.

◇ 김현정> 그게 일이니까요. (웃음)

◆ 김수현> 징그럽다고 울어버리니까. 이렇게 다가가지도 못하고요.

◇ 김현정> 얘기 들어보니까 땀 흘리고 덥고 그런 반면에 또 재미있는 보람이 있는 그런 아르바이트네요. 그 맛에 하시는 거죠?

◆ 김수현> 당연하죠.

◇ 김현정> 당연하죠. 그래요. 끝으로 고향에 계신 부모님들이 지금 모르신다고 했는데 한말씀 음성편지 하실 기회 드릴까요, 어떻게 할까요?

◆ 김수현> 한마디만 짧게 하겠습니다.

◇ 김현정> 네. 한마디만 짧게.

◆ 김수현> '빨리 취업 돼서 용돈 많이 드릴 수 있는 딸이 될게요. 사랑합니다.'

◇ 김현정> 예쁜 딸입니다. 취업 되면 저희한테 꼭 알려주셔야 됩니다.

◆ 김수현>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힘내시고요.

◆ 김수현> 수고하세요.

◇ 김현정> 인형탈 아르바이트. 1년째 하고 있는, 취업준비생입니다. 김수현 씨 만났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CBS 김현정의 뉴스쇼]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