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멘탈' 윤성환, 삼성의 딜레마

이준목 2016. 7. 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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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설수에도 건재 과시 중인 윤성환, 최고의 멘탈왕?

[오마이뉴스이준목 기자]

같은 혐의에 연루된 멤버 중 임창용(기아)은 벌써 징계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안지만은 또다른 혐의에 연루되어 팀으로부터 결국 퇴출당했다. 아직도 결론이 나지않은 상태로 어정쩡하게 남은 것은 이제 윤성환 한 명뿐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 발표 이후 처음으로 선발등판했다. 윤성환은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7피안타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못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윤성환의 kt전 등판은 일찌감치 예고된 것이었지만, 이날따라 그의 출전은 며칠 전까지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바로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였기 때문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1일 윤성환, 안지만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목격자와 문자 메시지 내용 등 여러 증거가 확보된 안지만에 대해서는 도박 혐의를 적용했지만, 윤성환은 증거가 불충분해 참고인 중지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퇴출된 안지만, 건재한 윤성환

삼성 구단은 최근 불법도박 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까지 겹친 안지만에 대해서는 계약을 해지하고 퇴출 결정을 내렸다. 이미 도박 혐의가 입증되어 방출된 임창용에 이어 두 번째다. 임창용은 이후 친정팀 기아 타이거즈에 입단하여 KBO의 72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마치고 그라운드에 돌아온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은 윤성환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끝에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은 그간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 선수들은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전시킨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윤성환과 안지만은 그동안 꾸준히 경기에 출장했다. 

삼성의 결정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미 임창용에 이어 안지만도 혐의가 드러난 상황에서 유독 윤성환만 지금까지 정상적으로 경기를 출전하는 것을 두고 곱지않은 시각으로 보는 이들도 많다. 법적으로 혐의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윤성환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증거 불충분으로 시간을 끌며 버티고 있는 것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다. 이 정도면 도의적인 책임이라도 져야한다는 게 일부 팬들의 여론이다.

하지만 윤성환은 붕괴된 삼성 마운드에서 그나마 제몫을 해주고 있는 몇안되는 투수다. 19경기  8승  7패 자책점 4.02를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도 무려 11번이나 기록했다. 삼성 투수들 중에서는 다승, 자책점, 최다이닝 등 주요 기록에서 모두 팀내 1위다.

윤성환의 통산 커리어로 봤을 때는 평균적인 성적이지만, 올 시즌 도박파문과 경찰수사로 인한 심리적인 부담감, 여기에 팀 성적 추락과 동료들의 지원 부족으로 인한 삼중고 속에서도 매 경기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놀라운 성적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삼성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 정규시즌 5연패 및 통합 4연패를 기록해던 삼성은 올 시즌에는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전력누수 끝에 37승 51패 51 승률 0.420으로 9위에 그치고 있다. 꼴찌 kt와는 불과 반게임 차이다.

윤성환은 최고의 '멘탈왕'?
 
긍정적인 의미이든 부정적 의미이든, 윤성환이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의 '멘탈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그런 강철 멘탈을 야구 외적인 자기 관리에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뒤집어 말하면 윤성환이 만일 실력 없는 투수였다면 삼성이 그의 출전을 놓고 이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윤성환을 보는 삼성 팬들의 시각도 결국 애증으로 점철된다. 가뜩이나 성적 추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삼성에게 윤성환의 선전은 그나마 위안을 주는 한줄기 빛이다. 그러나 도박 혐의에 연루된 선수를 계속 내보내 설사 이긴다고 해도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다.

윤성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지 않는 한 언제든 다시 본인의 야구인생에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 감쌀 수도 버릴 수도 없는 삼성의 윤성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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