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헤켄의 '제로 계약서', 어떻게 승인됐나

배영은 2016. 7. 25.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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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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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도 0원, 연봉도 0원이다. 거물급 외국인 선수의 복귀 조건으로는 다소 황당한 '제로 계약서'다.

앤디 밴 헤켄(37)이 넥센으로 돌아왔다. 넥센은 지난 22일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를 방출하고 대체 선수로 밴 헤켄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밴 헤켄은 넥센의 효자 외국인 투수였다. 2012년 입단해 2015년까지 4년 통산 58승32패,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20승으로 다승왕에 올랐다. 투수 골든글러브도 수상했다. 올 시즌 세이부에 입단하면서 일본으로 떠났지만, 다시 돌아왔다. 넥센으로서는 반갑기 그지없는 옛 동료다.

눈에 띄는 점은 밴 헤켄이 올해 넥센에서 계약금과 연봉 없이 옵션만 10만 달러를 받기로 했다는 점이다. 만에 하나 성적이 옵션 기준치를 못 넘는다면, 돈을 아예 받지 못한다는 얘기가 된다. 아무리 시즌이 절반 넘게 지났다고 해도 전례가 없는 일이다.

KBO도 넥센이 승인을 요청한 밴 헤켄의 계약서를 확인하고 처음엔 당황했다. KBO가 선수 계약을 승인하고 공시해야 밴 헤켄은 넥센 선수로 인정된다. 주말은 공식 업무일이 아니라 승인이 지체됐다. 그 사이 운영팀이 계약 승인 여부를 고심했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통상적으로 옵션은 계약서에 표기하지 않기 때문에 밴 헤켄의 계약서에는 실제로 모두 '0'이 찍혀 있었다"며 "규약상 승인이 가능한지 검토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최저 연봉' 문제다. 정 부장은 "국내 선수의 경우 최저 연봉(2700만원)이 정해져 있다. 그러나 규약상 외국인 선수 계약 때는 연봉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었다"며 "그렇다면 '0원'이 문제가 될 이유는 없다고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KBO는 2014년 1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을 없앴다. 개정된 규약에는 '외국인 선수의 연봉은 제한하지 않는다'고만 적혀 있다. 연봉이 없어도 계약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두 번째는 취업 비자 승인 가능 여부다. KBO 관계자는 "공식적인 수입이 없는 외국인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취업 비자를 발급할 것인지가 미지수였다"며 "일단 KBO 규약상 문제가 없는 부분이라면, 취업 비자 발급 부분은 넥센 소관이다. 결국 24일에 계약서를 승인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넥센도 물론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넥센 구단 관계자는 "인센티브도 어쨌든 수입에 포함되는 부분이라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밴 헤켄은 이미 세이부에서 계약금을 받았고, 잔여 연봉도 전액 받게 됐다. 우리 구단이 인센티브만 지급하기로 결론 내린 이유"라고 했다. 연봉 '0원'도 취업 비자 발급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특정 직장에 고용돼 고용 활동을 하고 있다면 비자 발급에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KBO는 25일 오전 밴 헤켄의 계약서를 승인해 넥센에 보낼 계획이다. 넥센은 그 후 밴 헤켄의 취업 비자 발급 절차를 밟게 된다. 넥센 관계자는 "26일 1군 엔트리 등록이 목표"라고 했다. 선수 등록이 끝나는 대로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밴 헤켄은 올해 세이부에서 10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2군에 내려간 뒤에는 5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0.95으로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밴 헤켄은 구단을 통해 "다시 넥센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 함께 생활했던 동료들을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돼 설렌다"며 "연봉과 계약금이 없다 해도, 좋은 추억이 있는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위해 다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배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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