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연봉 5배, 선수 인생도 고려" 티아고 이적 뒷이야기

김용일 2016. 7. 2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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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를 떠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와흐다로 이적하는 브라질 공격수 티아고.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연봉 5배 정도 되는데…선수 인생도 생각해줘야죠.”

성남 티아고가 아랍에리미트연합(UAE) 알 와흐다 이적 보도가 나온 23일. 성남 구단 관계자는 무더위 속 한창 순위싸움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팀의 기둥 구실을 한 티아고 이적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시즌 중반 전북에서 허베이로 떠난 에두에 이어 티아고까지 리그 득점 선두를 달리는 외국인 선수가 시즌 중반 K리그를 떠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도 ‘자본의 힘’을 무시할 수 없었다. 에두는 지난해 전반기 리그 20경기에서 11골 3도움을 기록, 득점 선두를 달리다가 허베이로 떠났다. 허베이는 실수령 연봉에서 전북보다 3배 이상을 제시해 ‘차이나 머니의 힘’을 자랑하며 에두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중동이 한동안 주춤한가 싶었더니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알 와흐다가 거액을 베팅했다.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까지 19경기를 뛰며 13골 5도움 득점 선두를 달리던 티아고가 표적이었다.

일찌감치 동아시아 리그에서 수준급 선수를 찾던 알 와흐다는 초반부터 꾸준하게 득점력을 뽐낸 티아고에게 관심을 뒀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알 와흐다는 아드리아노처럼 전방에서 엄청난 골을 넣는 유형보다 티아고처럼 측면까지 폭넓게 활약하는 선수를 원했다”고 말했다. 거칠고 빠르기로 유명한 K리그에서 두 번째 시즌만에 꽃을 피운 티아고의 맹활약에 알 와흐다는 확신을 가졌고 두 달 전부터 거액의 유혹을 보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 (티아고에게)관심을 가졌을 땐 성남 구단에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점점 액수가 올랐다”며 “중국 중동 등 자본력을 지닌 리그의 팀은 K리그에서 특유의 강한 훈련을 잘 견디고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티아고는 원소속팀 브라질 아틀라티코 페나플렌세에서 지난해 포항으로 임대돼 뛰었다. 올 시즌 성남으로 2년 재임대, 연봉 3억원 계약을 맺었다. 성남은 당시 티아고가 타 팀으로 완전 이적할 경우 페나플렌세와 이적료 일부분을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티아고를 영입한 알 와흐다가 성남에만 지급하는 이적료는 무려 300만 달러(약 34억 원)다. 한 푼의 이적료도 들이지 않은 성남으로서는 ‘대박’인 셈이다. 또 연봉 수준도 150만 달러(약 17억 원)로 기존보다 5배 가량 된다. 성남 관계자는 “티아고 역시 팀에 미안해하면서도 큰 금액을 안겨다 주고 가기에 좋아하는 것 같다”며 “연봉이 5배인데 우리도 선수 인생 생각해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티아고 이적 제의를 들은 뒤 김학범 감독 뜻에 따르기로 했다. 김 감독도 애초 티아고 이적 불가 방침이었으나 구단이 이적료 수입을 선수단에 재투자하겠다는 견해를 받아들이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티아고의 대체자도 확정됐다. 브라질 1부 차페코엔세에서 뛰며 전반기 3골을 넣은 공격수 시우빙요(26)다. 성남 관계자는 “24일 브라질에서 비행기를 탔다. 늦은 밤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시즌 중에 건너오는 것이라서 경기력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적응 기간이 필요하지만 8월 중순께 실전 투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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