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 전쟁 승리, 간절함 품었던 수원 FC 듀오의 작품

김태석 입력 2016. 7. 24.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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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 전쟁 승리, 간절함 품었던 수원 FC 듀오의 작품



(베스트 일레븐=성남)

오군지미는 떠났다. 김병오·이승현 등 수원 FC 공격을 이끌었던 선수들도 부상 여파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수원 FC는 올 시즌 공격진을 지탱하던 선수들이 모조리 빠진 채 부담이 컸을 ‘깃발 전쟁’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다른 무기가 있었다. 바로 정민우와 권용현이다.

24일 저녁 7시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2라운드에서 수원 FC가 성남에 2-1로 승리했다. 수원 FC는 후반 18분 권용현, 후반 25분 임창균의 연속골에 힘입어 후반 35분 황진성의 한 골에 그친 성남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수원 처지에서는 대단히 걱정했을 경기였다. 시즌 초반 기대를 모았던 오군지미는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태국 클럽 라차부리로 임대 이적을 시킨 상황이었다. 김병오와 이승현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처지였다. 조덕제 수원 FC 감독은 김병오가 후반 교체 투입으로 약 20~30분 정도 소화할 수 있는 상태긴 해도, 완전한 몸 상태를 갖출 때까지 아끼겠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그간 출전하지 못했거나, 여름 이적 시장에서 새롭게 팀에 가세한 선수들의 활약상이 무척이나 중요했다.

이에 조 감독은 정민우·권용현 등에게 기대를 걸었다. 이유는 절박함과 간절함이었다. 지난해 수원 FC 승격의 공신 중 하나였던 정민우는 2016시즌을 앞두고 팀 전력이 개편되면서 백업으로 밀린 선수였다. 권용현은 지난해까지 수원 FC에서 뛰다 제주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가 경기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에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임대 조건으로 수원 FC로 돌아왔다. 즉, 뛸 기회가 없어 아쉬움을 품고 있던 이 선수들이 모처럼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이를 악물 것이라는 얘기였는데, 제대로 적중했다.

두 선수는 수원 FC가 성남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 올 시즌 수원 FC 벤치에서 머무는 일이 많았던 정민우는 후반 18분 질풍같은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안을 파고들더니 성남 수비수 임채민에게서 파울을 이끌어내며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이 플레이는 팽팽한 공방을 주고받던 경기의 흐름이 수원 FC로 기울게 하는 결정적 계기였다. 키커로 나선 권용현은 김근배의 방어를 뚫고 가볍게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2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전서 친정팀 복귀골을 성공시켰던 권용현은 이날 성남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팀에 승기를 안겼다.

권용현은 단순히 동료의 페널티킥에 편승해 득점만 한 게 아니었다.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출전해 페널티박스 인근에서 재치있는 공간 침투로 성남 수비진을 괴롭히던 권용현은 후반 25분 성남 수비 우측면을 완전히 붕괴시키는 지능적 돌파로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권용현은 성남 골키퍼 김근배가 자리를 지킬 수 없도록 페널티박스 안으로 접근한 후, 외곽에 자리하던 임창균에게 볼을 내줬다. 텅 빈 골문을 마주했던 임창균은 가볍게 밀어넣으며 수원 FC에 추가골이 터졌다. 후반 35분 성남이 황진성의 득점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이미 흐름은 수원 FC에 넘어온 상황이었고 스코어는 그대로 굳고 말았다.

조 감독의 말대로 경기 출전에 목말랐던 이 두 선수가 승부를 결정짓는 데 있어 큰 구실을 한 셈이다. 더욱이 이날 성남전 승리는 ‘깃발 전쟁’에서 거둔 최초로 얻은 승리인데다, 2016시즌 개막 후 수원 FC가 기록한 첫 번째 연승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한을 품었던 선수들이 수원 FC에 큰 선물을 해준 셈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김재호 기자(jhphoto11@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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