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들의 성지 아키하바라엔 환희와 절망의 한숨

입력 2016. 7. 24. 16:26 수정 2016. 7. 2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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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일본에서 22일부터 서비스
게임하며 배회하는 일본 시민들로 열도 곳곳이 몸살

24일 오전 도쿄 지요다구 아키하바라역 앞에서 포켓몬 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일본 시민들. 일본에선 22일부터 포켓몬 고 게임 서비스가 시작됐다.

“요시, 얏타!”(좋아, 잡았어!)

24일 오전 일본 ‘오타쿠’들의 성지인 제이아르(JR) 아키하바라역. 개찰구를 지나 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스마트폰을 들고 무엇엔가 열중해 있는 이들의 표정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증강현실’ 게임인 ‘포켓몬 고’가 피카추의 고향인 일본에서 지난 22일 서비스를 개시했기 때문이다.

이날 아키하바라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한 30대 게이머의 도움을 받아 게임 속 현실을 직접 체험해봤다. 스마트폰을 들고 앞으로 걸어가자 게임 속 캐릭터 역시 현실과 똑같이 생긴 가상현실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쥐·박쥐와 같이 생긴 몬스터(괴물)들이 등장하고, 이들을 잡으려 화면을 터치하자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비추는 현실 공간 속에서 몬스터들이 실재하듯 움직이는 ‘가상현실’ 장면이 멋지게 구현됐다.

가와사키시에서 왔다는 히라오카(19)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많을수록 좋은 몬스터들을 만날 수 있다. 어제도 여기서 두 시간 만에 100마리 넘게 몬스터를 잡았다”며 웃었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들이 대결을 벌일 수 있는 ‘체육관’이 마련된 아키하바라역 앞 맥도널드에선 수십명의 시민이 마른침을 삼키며 혈투를 벌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24일 오전 도쿄 아키하바라역 앞에서 포켓몬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일본 시민들

포켓몬 고와 같은 증강현실 게임의 매력에 대해선 일본 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이 게임에서 몬스터를 잡으려면 플레이어가 직접 자기 발로 동네를 걸어다녀야 한다. 일반적인 컴퓨터 게임보다 게임 내 캐릭터나 아이템 등에 더 큰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예로, 게임 안에서 몬스터를 얻을 수 있는 알을 부화시키려면 2㎞, 5㎞, 때에 따라선 10㎞를 직접 걸어다녀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고 배회하다 보니 여러 웃지 못할 해프닝이 속출했다. 지난 22~23일 교토에선 두 명의 남성이 오토바이를 타고 몬스터를 찾아 헤매다가 도로교통법 위반 딱지를 떼였고, 일본의 유명한 관광지나 사찰 등엔 ‘게임 금지’ 안내판이 나붙었다. 일본 경찰은 사람들의 통행이 많은 장소에서 “걸어다니면서 스마트폰을 하면 위험하다”는 안내문을 나눠주기도 했다.

<마이니치신문>은 24일 사설에서 “스마트폰을 하면서 걷다 역 플랫폼에서 넘어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딪히거나 하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위험이 점점 커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도쿄/글·사진 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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