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개그人] 김현철의 개그 20년..'1분 논평'부터 '무도 흑역사'까지

2016. 7. 2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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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이들을 만나봅니다. ‘멋있음’ 대신 ‘웃음’을 택한 용기 있는 자들이 꿈꾸는 코미디는 어떤 모습일까요? 웃음 뒤에 가려진 이들의 열정과 고통, 비전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입니다.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어눌한 말투 속 빛나는 예능감, 30년 뒤에 데뷔했으면 천재로 평가받았을 ‘너무나 앞서간’ 자의 서러움.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김현철의 이야기다.

개그맨 김현철은 지난 23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 게스트로 출연, ‘히트다 히트, 분쟁조정위원회’ 편을 확실하게 살린 ‘치트키’가 됐다. 그는 간만에 출연한 ‘무한도전’에서 겪은 설움을 토로하며 MC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고, 시청자들로부터는 “정말 김현철이 살린 특집”이라는 극찬을 받게 됐다.

김현철의 말투는 여전히 어눌했고, ‘어버버’거렸다. 하지만 그 말투 속에는 순간을 잡는 예능감각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의 이름을 알린 ‘코미디하우스-1분 논평’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지만, 묘하게 정이 가고 웃음이 나온다. 그게 바로 김현철의 매력일지도.

◇ ‘1분 논평’으로 주름잡던 그 시절

김현철은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를 졸업한 뒤 1994년 SBS ‘개그 콘테스트’에서 수상하고, 2년 뒤 1996년 MBC 공채 코미디언으로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개그맨 생활을 시작했다. 데뷔 초에는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 그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눈에 띄기 시작한 건 바로 MBC ‘코미디 하우스’.

그는 ‘코미디 하우스’의 ‘1분 논평’이라는 코너를 진행하며 많은 이들에 눈도장을 받았다. 특유의 어눌한 말투로 늘 1분이 모자라 ‘어버버’거리며 화면 속에서 사라지는 김현철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김현철은 오랑우탄과 함께 논평을 진행하거나, 1분을 30초로 줄여 진행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 코너를 통해 화제 인물이 된 김현철은 ‘코미디 하우스’의 간판 코너였던 ‘노브레인 서바이벌’의 2대 MC를 맡기도 했고, 손헌수, 문천식, 강일과 함께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F4를 패러디한 코너를 선보이기도 했다. 당시 여주인공은 쥬얼리 출신 이지현이, 김현철은 배우 김범이 맡았던 소이정 역을 패러디해 많은 웃음을 유발했다. 당시 제작관계자 또한 “김현철을 향한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전했을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 ‘아무도 찾지 않는’ 비운의 게스트가 되기까지

그는 정통 코미디 프로그램을 벗어나 다양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현철은 ‘고정’보다는 고정멤버가 부득이한 사정으로 출연하지 못했을 때 출연하는 ‘땜빵’으로 출연했을 때 웃음을 유발하는 캐릭터였다. 그런 김현철에게 ‘아무도 찾지 않는 게스트’라는 슬픈 별명이 붙기도 했다.

지난 2008년에는 MBC ‘무한도전’과 SBS ‘라인업’에 한꺼번에 출연한 적도 있었다. ‘무한도전’ 레슬링 특집 당시 갈비뼈에 부상을 입은 노홍철을 대신할 사람으로 김현철을 추천하자 홍철은 “그 형님이 나올 때마다 ‘무한도전’에 위기가 왔다”고 말했고, 김태호 PD마저 “제일 나중에 연락하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라인업’에서도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전화를 걸어 굳이 촬영장에 얼굴을 들이밀고 갔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당시 김현철은 “워낙 모두가 다 친한 사람들이라 나의 엉뚱한 캐릭터를 잘 살려줬던 것”이라며 개의치 않아했다. 이후에도 김현철은 ‘공격을 받아주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 ‘갑작스러운 웃음’을 선사했다. 이후 MBC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서 ‘PD수첩’을 패러디한 ‘PD공책’ 코너를 내놓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 김현철은 어눌하다? NO…다재다능한 ‘인텔리’

김현철은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캐릭터 때문에 지적인 면모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하지만 알고 보면 다양한 방면에 재능이 많은 ‘인텔리’가 바로 김현철이다. 김현철은 지난 23일 ‘무한도전’에 연미복을 입고 출연해 현재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는 은평 유스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활약하며 클래식을 향한 열정을 뽐내고 있다.

또한 연극에도 상당한 재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예대 재학 당시 연극 동아리의 회장을 역임했는데, 직전 회장이 영화 감독 장진이었다고. 김현철이 연출한 연극에 같은 학번인 황정민, 정재영이 출연할 정도였다.

그는 23일 ‘무한도전’에서 10년 전 우리나라와 토고의 경기를 지켜보는 장면을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촬영을 하다 욕설을 해 뭇매를 맞고 본의 아니게 10년 동안 자숙을 했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삐-발’이라고 처리됐다며 ‘무한도전’ 제작진을 원망하던 그의 표정은 ‘1분 논평’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아 억울해하던 그 표정과 똑같았다.

김현철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동료들이나 제작자들은 ‘30년 전 혹은 30년 뒤에 활동했으면 대성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엉뚱하다는 뜻인데 결국 제 개그를 마음껏 펼칠 날도 머지않았다는 의미”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무한도전 10년 자숙’을 떨쳐내고 그는 다시금 ‘예능인’으로, ‘개그맨’으로서 방송가에 우뚝 설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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