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는 왜 펀드매니저일까..'부산행'을 둘러싼 궁금증 넷 [일문일답]

입력 2016. 7. 24. 13:40 수정 2016. 7. 2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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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의 한 장면. 사진|NEW
■ ‘부산행’ 궁금증, 4가지 질문과 답

좀비 소재 애니로 가능성 확인
우리 인생처럼 정해진 종착역
‘개미’→‘좀비’ 상대하는 공유
‘곡성’ 동작·음악 전문가 참여
‘부산행’이 흥행을 향한 쾌속 질주를 시작했다. 개봉 첫 날인 20일 전국에서 87만2424명을 동원, 극장 성수기의 시작을 확실히 알렸다. ‘부산행’(제작 레드피터)은 단순한 상업오락영화에 머물지 않고 사회비판적인 맥락으로 읽힐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 폭발력을 쉽게 짐작하기 어렵게 한다. 여러 해석이 가능하고 다양한 궁금증도 자아낸다. ‘부산행’을 둘러싼 4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소개한다. 해석은 연출자 연상호 감독의 설명을 토대로 했다.

● 좀비 소재, 왜? 좀비는 그동안 주로 할리우드 영화로만 접해왔다. 100억원 규모 한국영화에서 낯선 좀비 소재를 본격적으로 내세우기는 ‘부산행’이 처음이다. 연상호 감독은 “이색적인 소재”이면서도 “여러 사회적인 함의를 담을 수 있다”고 판단해 좀비를 택했다. 물론 출발은 ‘부산행’이 아니었다. 2014년 완성한 애니메이션 ‘서울역’이 그 시작. 괴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는 과정을 직설적이고 어둡게 그렸다. 완성도에 주목한 투자사 NEW는 실사영화를 제안했고, 감독은 “개인적인 감수성을 가미한다면 상업영화로도 가능하다”고 판단해 받아들였다.

● 종착지 부산, 왜? 개봉 직후 관객은 ‘부산행’과 ‘설국열차’를 비교하는 의견을 활발히 나누고 있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폐쇄된 기차, 위기에서 벗어나려 앞 칸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그렇다. 인간의 잔혹성과 이기심도 비슷하게 다뤄진다. 다만 확실한 차이는, 목적지 없는 ‘설국열차’와 달리 ‘부산행’은 종착역이 확실하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이라는 종착지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영화에서 부산은 안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장소로 그려지지만, 감독은 그 확신할 수 없는 과정과 선택 자체가 “인생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서울역’ 의 한장면. 사진|스튜디오 다다쇼
공유의 직업은 펀드매니저, 왜? 주인공 공유는 ‘큰 돈’을 움직이는 펀드매니저다. 일반 투자자를 “개미”라 부르고, 이들의 전화번호는 ‘개미들’이라는 폴더 안에 저장해 둔다. “계급관계를 다룰 때 위보다 나처럼 밑의 사람들에 더 주목한다”는 감독 의도에 따른 설정이다. ‘부산행’이 비판적인 시선을 견지하는 배경은 공유의 직업에서도 출발한다. “성장 중심의 시대에 우리가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겨야 할지 고민한다”는 연상호 감독이 선택한 직업이 바로 펀드매니저이다.

‘곡성’과 뗄 수 없다, 왜? ‘부산행’은 나홍진 감독의 ‘곡성’과 여러 면에서 겹친다. 칸 국제영화제에 나란히 초청돼 호평 받고 그 효과로 관심을 극대화한 것은 알려진 사실. 영화의 완성도에 기여한 주요 제작진 역시 같다. 먼저 ‘부산행’의 긴장감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좀비 연기자, 그들이 펼치는 기형적인 동작을 설계한 인물은 안무가 박재인이다. ‘곡성’에서 황정민의 굿 장면 안무를 맡았다. 또 공포심을 한껏 끌어올리는 음악을 만든 장영규 감독은 ‘곡성’을 마치자마자 ‘부산행’에 합류했다. 이런 연결고리에 대해 연상호 감독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완벽주의자인 나홍진 감독의 덕을 봤다”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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