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고속도 3겹에" '창살 없는 감옥' 전주 은석마을
(전주=연합뉴스) 임청 기자 = "지금도 고속도로와 철도로 마을 앞뒤가 막혀 있는데 옆쪽으로 또 다른 고속도로까지 생기면 도대체 어디로 오가란 말입니까?"
전주시 색장동 은석마을 주민들은 요즘 무척 화가 치밀어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마을 앞뒤로 고속도로와 철도가 막고 있는 상황에서 머지않아 마을 옆으로 또 다른 고속도로가 건설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기차 소리와 차량 소음으로 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주민들은 고속도로 추가 건설계획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현재 50여가구 110여명이 사는 은석마을을 앞뒤로 가로막고 있는 전라선 철도와 완주-순천 고속도로 간의 사이는 불과 300여m. 그 중앙에 은석마을 5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추후 전주-새만금 고속도로가 마을 옆으로 건설되면 사실상 마을은 3중으로 에워싸여 '육지의 고립된 섬'으로 전락하게 된다.
주민들은 현재 이 마을 앞을 지나는 KTX 복선선로에서 나오는 열차의 소음과 진동에 무척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한다.
2007년 건설된 완주-순천고속도로 개통 이후 일부 집의 벽에 금이 가고 지반 침하 등으로 침수현상이 발생하는 등의 피해도 입었다고 말한다.
하대성 은석마을새만금고속도로 피해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자연녹지에 묶여 개발에서 소외되어온 은석마을에 40m 높이의 새만금 고속도로가 또다시 건설되면 주민들은 '창살 없는 감옥'에 꼼짝없이 갇히는 꼴이 될 것"이라면서 노선변경을 강력히 촉구했다.
주민들은 졸속으로 추진되는 새만금고속도로 개설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지만 여의치 않다면 마을 전체 가구를 집단이주 시켜 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도로공사와 전주시 등이 공사를 강행할 경우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한편 공사중지 가처분신청과 손해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도로공사는 "다른 지점으로 고속도로 노선 이동을 검토했지만, 분기점 설치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 없어 불가피하게 은석마을 부근을 지나게 설계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해를 구하지만 주민들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여서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lc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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