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한달]차·정유·철강업계, 파장 '예의주시'

유자비 입력 2016. 7.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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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상연 황의준 유자비 기자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국내 산업계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단기적으로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정유·철강 등 국내 산업계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 결정 이후 즉각적으로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브렉시트로 인한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를 경계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인 수출 산업인 자동차업계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했으나, 향후 수출전략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기아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영국에 생산법인을 두지 않아 지난 한 달간 직접적 파장은 없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브렉시트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수요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실제 브렉시트 결정 이후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前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전망률을 하향 조정했다.

연구소는 지난 21일 내놓은 '2016년 경영환경전망'에서 "브렉시트에 따른 국제 금융 시장 영향은 단기에 그쳤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장기간에 걸쳐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세계 자동차시장 성장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2월 제시했던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상반기 10% 성장했던 유럽시장은 하반기 크게 둔화한 0.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지역에서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85만여대, 이 가운데 20%에 달하는 16만여대를 영국에 판매했다. 쌍용차는 영국(6000여대)을 포함해 2만여대를 수출했다.

올 상반기에도 유럽에서 현대·기아차는 12.3%, 쌍용자동차는 13.7%씩 각각 성장한 만큼 업계는 향후 경기 위축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유예기간 동안 영국과 새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전 관세(10%)가 적용돼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현재는 영국에 자동차를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타이어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예기간 동안 협정을 새로 맺지 못하면 승용차 공기타이어의 경우 4.5%의 수입 관세가 적용된다.

유럽 지역은 한국타이어는 매출액 기준 30%, 금호타이어는 10% 비중을 수출하는 시장이다. 관련 업계는 불확실성이 커진 영국 이외 유럽 지역이나 중동 및 아시아 지역으로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며 수요 위축을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우 대영국 수출량이 많지 않아 한 달간 큰 변화는 없었지만 향후 유럽 경기 위축이 우려된다"며 "사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브렉시트 발표 당일 유가 변동 외에는 당초 우려했던 것과 달리 별다른 영향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 봐서는 브렉시트 당일 유가에 영향을 준 것을 제외하고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우리 정유업계 특성상 영국을 포함한 유럽과의 거래가 많지 않다 보니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오히려 브렉시트 발표 후 단기적인 호재가 발생한 상황이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에 따른 달러 강세가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달러가 약세로 방향을 틀며 환율 하락에 따른 단기 환차익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다만 이 역시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인 지난 달 27일 1183.50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은 22일 1136.00원으로 한 달 새 4%가 떨어졌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분명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해 단기 환차익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호재라고 보기에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효과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예상과 다른 움직임들을 나타내고 있다보니 어떤 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가운데 런던에 지사를 둔 한 정유사의 경우 향후 한·영 FTA 체결이 지연될 경우 수입처 변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며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브렉시트에 대해서는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영국 등 유럽향 수출물량이 많지 않아 브렉시트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미미한 편이다. 포스코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5654억원 규모의 외환사채의 경우도 평소 환헤지 등을 통해 대비하고 있어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변동 피해 또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해운업계의 경우 워낙 장기 침체를 겪고 있는 만큼 브렉시트로 인해 상황이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입장이지만 환율변동 등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브렉시트 이전만 하더라도 세계 선박 발주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다는 낙관론이 일부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황을 좀 더 두고 보자는 선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항공업계 역시 브렉시트 여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경우 여름 성수기를 맞아 최근 런던행 항공편이 전좌석 매진되는 등 브렉시트와 관계없이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환율 및 유가변동 등에 따른 일부 우려가 있지만 이 역시 평소 환헤지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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