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4보] 獨경찰 "뮌헨 총기난사 극우테러 가능성.. IS·난민 무관"

박상주 2016. 7. 23.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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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AP/뉴시스】22일(현지시간) 독일 남부 뮌헨의 올림피아 쇼핑센터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이 대피하고 있다. 2016.7.23.
【서울=뉴시스】안지혜 기자 = 22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의 올림피아 쇼핑센터 앞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9명이 사망, 20여 명이 부상했다.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22일(현지 시간) 독일 뮌헨 올림피아 쇼핑센터와 인근 맥도날드에서 9명의 사망자와 27명의 부상자를 낸 총기 난사 테러사건은 2011년 7월 노르웨이에서 77명을 살해한 극우 테러리스트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 사건과 연계된 것이 분명하다고 독일 경찰이 밝혔다.

독일 경찰은 용의자가 이슬람 과격단체인 이슬람국가(IS)나 독일 내 난민들과 연관된 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용의자는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BBC방송과 AP통신 등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후베르투스 안드래 뮌헨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기 난사 테러가 발생한 22일은 브레이빅 사건이 일어난 지 정확하게 5년째 되던 날”이라면서 “브레이빅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안드래 청장은 용의자가 광란의 총기난사에 집착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드래 청장은 용의자는 뮌헨에서 태어나고 자란 18세 이란계 독일인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용의자 이외에 다른 공범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드래 청장은 또 용의자의 집을 수색한 결과 IS 등 이슬람 과격 테러단체와 연계된 어떤 정황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범행이 독일에서 수용한 난민들과도 전혀 아무런 연관도 없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 어린이․청소년들 향해서도 총기 난사.

사망자 9명 중엔 코소보인과 터키인이 각각 3명, 그리스인 1명 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망자 중 7명은 10대 청소년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용의자는 어린이들을 향해서도 총기를 난사했다.

22일 오후 5시 50분 쯤 사람들로 붐비는 뮌헨 도심 올림피아쇼핑센터 옆 맥도널드 건물에서 검은 티셔츠 차림의 남성 1명이 사람들에게 총을 난사하면서 거리로 나왔다.

로레타라는 이름의 여성은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건 발생 당시 아들이 맥도날드 화장실에 용의자와 함께 있었다. 화장실에 그의 총이 쌓여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총격으로 1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21명의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부상자 중 최소 3명은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CNN은 전했다.

로레타는 "탕, 탕, 탕 소리가 들렸다. 그가 아이들을 향해 총을 쏘았다. 당시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용의자는 맥도널드 건너편 올림피아 쇼핑센터로 향하며 총질을 계속했다. 용의자는 사건이 벌어진 지 2시간 30분가량 지난 오후 8시 30분 쯤, 쇼핑몰에서 1㎞ 정도 떨어진 장소에서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쏴 목숨을 끊었다.

로레타는 범인이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는 의미의 아랍어)라고 외쳤다며 "난 무슬림이라서 안다. 이 말을 듣고 난 눈물을 쏟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은 용의자가 "나는 독일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외국인을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완벽한 독일 억양을 구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후세인 바이리라는 남성은 "'빌어먹을 외국인들, 나는 독일인'이라고 외치는 걸 들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범인이 터키인을 모욕하는 말도 내뱉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는 사건이 처음에는 무슬림 테러로 추정됐지만 신나치주의에 영향을 받은 범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총기난사는 최근 9일새 유럽에서만 세 번째 테러사건이다. 지난 1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도시 통근열차에서 17세의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 도끼를 휘둘러 5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14일에는 튀니지 계 프랑스 남성이 프랑스 니스에서 군중을 향해 트럭을 몰아 84명의 희생자를 냈다.

◇ 용의자, 우울증 치료 경력.

뮌헨 검찰의 대변인인 토마스 스타인크라우스 코흐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다. 우리가 아는 한 그는 범죄경력은 지니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코흐 검사에 따르면 용의자는 2012년과 2010년 구타 피해를 입었다. 그중 한 번은 세 명의 젊은이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흐 검사는 용의자가 ‘머리속의 광란: 학생들은 왜 살인을 하나(Rampage in Head: Why Students Kill)’라는 제목의 책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 용의자 “선물 줄게 모여라”… 페이스북에 사전공지

뮌헨 경찰청 수사관인 로버트 하임버거는 “용의자가 한 여성의 페이스북 계정을 해킹한 뒤 ‘4시에 쇼핑몰로 나와라. 당신이 원한다면 뭔가를 나눠주겠다. 그러나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이 메시지는 용의자가 사전에 준비해서 올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임버거 수사관은 용의자는 9mm 글록 피스톨을 사용했으며, 300발 정도의 탄환을 지니고 있었다고 말했다.

◇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독일에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비열한 행위” 규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22일 독일 뮌헨 올림피아 쇼핑센터에서 9명의 사망자와 21명의 부상자를 낸 총기난사 테러에 대해 독일에 위로를 전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독일에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비열한 행위”라고 규탄하면서 “독일은 이를 이겨낼 것이다. 프랑스는 독일에 우정과 협력을 전한다”라고 말했다.

모나코의 알버트 왕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이번 잔혹한 시련을 맞아 우리나라의 연대를 약속한다”고 전했다.

하심 타치 코소보대통령은 이번 뮌헨 총기난사 테러로 인한 희생자 9명 중 3명이 알바니아계 코소보인 이라고 밝혔다. 타치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코소보인 3명의 죽음은 충격이라면서 “코소보는 어떤 형태의 테러리즘과도 맞서 싸우는데 독일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브레이빅 사건이란?

2011년 7월 22일 오후 3시 30분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도심 17층짜리 정부청사 건물 부근에 세워져 있던 한 차량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현장에서 8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하지만 테러의 진짜 목표는 오슬로에서 북서쪽으로 약 30km 떨어져 있는 우토야 섬이었다. 당시 그곳에서는 노르웨이 노동당 청년부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10대 청소년 650여 명 참가하고 있었다.

오슬로 정부청사 폭탄테러 사건 직후, 경찰관 제복을 입은 한 남성이 섬에 상륙했다. 극우주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이었다. 그는 폭탄테러 수사를 구실로 집회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을 불러 모았다. 오후 5시 30분쯤 그는 학생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섬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69명이 사망했다.

오슬로 정부청사 폭탄테러로 숨진 8명까지 합치면 모두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노르웨이 역사상 최악의 테러였다. 브레이빅은 이듬해 법정최고형인 징역 21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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