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은 유럽행 난민의 종착역..獨 남부, 난민 갈등 '살얼음판'

2016. 7. 2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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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5일 뮌헨 중앙역에 도착한 난민이 자신들을 받아준 독일 메르켈 총리 사진을 들어보이고 있다.(EPA=연합뉴스)

독일행 난민 7명중 1명은 뮌헨 포함 바이에른주에 정착

"총기테러 동기 '반이민 정서'·'이슬람 극단주의' 가능성 모두 수사중"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22일(현지시간) 최소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기 난사가 발생한 뮌헨은 독일에서 3번째로 인구가 많은도시다. 독일에선 가장 넓은 주로 오스트리아, 체코와 접경한 남부 바이에른주의 주도다. 지난해 유럽 난민 위기가 고조되면서 중동 난민들의 최종 목적지 중 하나로 이목이 쏠렸던 곳이 바로 뮌헨이다.

시리아 등 중동의 전쟁과 가난을 탈출한 난민들이 발칸국가들을 경유해 오스트리아를 거쳐 독일로 향하는 '발칸 루트'가 살아 있을 때 오스트리아 국경에서 불과 60㎞ 떨어진 뮌헨 기차역에는 하루에도 수 천 명 난민들을 태운 열차가 들어왔다.

2015년 9월 난민루트 상황. 발칸루트를 거친 난민들은 오스트리아 국경 뮌헨을 통해 독일으로 입국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자료)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는 작년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관용적인 이민 정책을 펼쳤으며 꼬마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죽음 등으로 난민들에 대한 동정적 또는 우호적인 시각이 남아 있던 시기에는 이들이 탄 '난민 열차'를 환영하는 독일 시민도 많았다.

작년 한 해 독일에 들어온 망명 신청자는 11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이들 중 다수가 뮌헨을 거쳐갔다. 이렇게 독일에 도착하고 나서 뮌헨을 비롯해 뮌헨이 주도인 바이에른주에 남은 난민은 7명 중 1명꼴로 전해진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2011년 이후 2015년 6월까지 유럽연합(EU) 국가에 망명을 신청한 난민 중 독일을 선택한 난민이 54만7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망명 신청자가 많은 프랑스(25만6천명)보다도 2배 이상 많은 수다.

또한 독일 인구 8천만명 가운데 외국 국적자는 8.7%에 달하는 것으로 유럽통계청은 집계했다. 독일 외 국적을 가진 이민자 중에서는 터키 출신이 150만명으로 가장 많다.

작년 9월 오스트리아-독일 국경에서 뮌헨행 열차를 기다리는 난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에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는 뮌헨에서 2년 넘게 거주한 이란·독일 이중국적을 가진 18세 남성으로, 범행 동기는 오리무중이다.

그러나 목격자들이 전하는 말을 고려하면 민족 문제와 관련된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먼저 범행 장소 중 한곳인 뮌헨 맥도날드에서 용의자가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쳤다고 한 여성 목격자가 CNN 방송에 밝혀 최근 유럽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테러일 가능성이 지목됐다.

하지만 그와 반대되는, '외국인 혐오증'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뮌헨 총기난사 현장 인근 [AP=연합뉴스]

현장을 휴대전화로 찍어 온라인에 퍼진 한 동영상에서는 용의자가 "망할(f***) 외국인들. 나는 독일인이다!"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또한 "망할 터키인!"이라고 외쳤다고 전하는 목격자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독일 수사당국은 이번 공격이 반이민 정서에 따른 것일 가능성과 배후에 이슬람 극단주의가 있을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독일 관리들이 전했다.

최근 수년간 유럽에 난민이 대거 유입하면서 반이민 정서도 고조돼 갈등의 불씨가 유럽 곳곳에서 살아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이슬람국가'(IS) 등 테러조직의 선동에 빠져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의 테러 역시 유럽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난민이 대거 유입되고 그에 따른 반이민 정서도 있는 독일 남부는 살얼음판 걷듯이 위태위태한 모습이다.

불과 나흘 전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 10대 남성이 도끼를 휘두른 곳도 바이에른주의 트로이히틀링엔-뷔르츠부르크 구간 열차에서였다. 이 용의자는 IS 선동에 넘어가 단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에른주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보수 자매정당 기독사회당이 주 정부를 장악한 지역이며 기사당은 작년 메르켈 총리의 관대한 난민 정책을 비판하는 데 가장 목소리를 높였다.

난민 정책 때문에 하락했던 메르켈 총리의 인기는 올해 들어 발칸 루트가 막히고 난민 유입이 감소하면서 회복세를 탔다.

조기 게양된 EU기와 독일국기 [EPA=연합뉴스]

그러나 도끼 만행이 발생하고 나서 재차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특히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독일대안당), 페기다(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 등의 반난민 움직임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유럽 언론들은 지적하고 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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