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 피고인 "참을성 많아..여성혐오 아니다"

김종훈 기자 입력 2016. 7. 2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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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 차원에서 차분히 범행"..정신분열 진단 반박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문제 해결 차원에서 차분히 범행"…정신분열 진단 반박]

'강남역 살인사건'의 가해자 김모씨(34)가 지난 5월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지난 5월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의 피고인 김모씨(34)가 법정에서 "여성들에게 피해를 받은 일이 있어서 문제를 해결하려 했을 뿐, 여성혐오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유남근)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김씨는 "잘못된 방법이었지만 대응 차원에서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김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사건 이틀 전 한 여성이 자신을 향해 담배꽁초를 던진 일로 감정이 격앙돼 살인을 결심했다"며 검찰 조사 때와 같은 진술을 했다.

김씨는 "3개월가량 여성들에게 피해를 받았지만 참을성 많은 사람이라 마음을 다잡으려 했다"며 "하지만 화가 너무 치밀어올라 1시간 정도 생각해본 뒤 어쩔 수 없이 범행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성혐오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펼쳤다.

김씨는 "저는 그렇게 위험한 사람도 아니고, 여성에 대해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는 사람도 아니다"라며 "검찰의 전자발찌부착명령 청구는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자신이 조현병(정신분열)을 앓고 있다는 의료기관 진단도 부인했다. 김씨는 "기록에는 제가 피해망상으로 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적혀 있는데 사실과 다르다"며 "지금은 정신적·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일반인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범행 당시 심경에 대해 "지속적으로 깊이 생각했고 차분한 마음가짐이었다"며 "이런 것(범행)은 한 번으로 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여성에 대한 적개심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라며 "출소 후 사회에 나와서 이런 일을 다시 저지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5월17일 오전 1시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상가 남녀공용화장실에서 A씨(23·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범행 당시 김씨는 흉기를 소지하고 화장실에서 여성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남자 6~7명이 화장실을 다녀간 뒤 A씨가 들어오자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불안 증세를 보여 병원진료를 받아왔다. 2009년부터 조현병으로 6회 이상 입원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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