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싶기 때문입니다"..고육책 택한 이재현 CJ회장
CJ그룹은 현재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이 19일 대법원에 재상고 취하서를 제출함과 동시에 검찰에 형집행정지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특사 대상에 포함되려면 형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에 재상고를 포기해야 한다.
그룹 관계자는 이날 "이 회장의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신체적·정신적으로 더 이상 재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사지의 근육이 점차 소실돼 마비돼가는 불치의 유전병 CMT(샤르코마리투스)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걷기, 쓰기, 젓가락질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 유지조차 힘들어지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재상고 포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재상고를 포기해도 사면이 불투명한 실정이라 재판을 통해 실형을 면할 유일한 기회만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필사적으로 사면에 매달리는 이유는 심각한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병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팔 근육 위축·소실 속도가 빨라져 손과 손가락의 변형과 기능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종아리 근육이 모두 빠져 평생 못 걸을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룹 측은 이 회장의 다리와 발, 손 사진을 이날 공개했다.
이러한 건강 상태에서 구속 수감된다면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그룹 측 주장이다.
이 회장의 주치의인 김연수 서울대병원 교수도 "장기이식 환자에게 필요한 감염 관리나 CMT 재활치료 환경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감옥에 이 회장이 수감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소견서를 재판정에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죽음에 대한 공포, 재판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이 회장이 극도의 불안감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업 총수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생명권과 치료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회장은 가족에게 "내가 이러다 죽는 것 아니냐. 살고 싶다"며 죽음의 공포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 회장은 건강 악화 외에도 어머니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병환과 오너 부재에 따른 그룹 경영 위기 등 삼중고에 처해 있다. 손 고문은 지난해 말 아들의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급성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인지장애를 겪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지난해 말 파기환송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데 이어 그 충격으로 평생 의지해온 어머니마저 쓰러지자 좌절감과 죄책감에 음식과 치료 거부 증세를 보여 혈관으로 영양수액과 함께 항우울제를 투여하기도 했다. 수술 전 60㎏ 이상이던 체중이 52~53㎏으로 떨어진 이후 전혀 회복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부재로 그룹 현안도 올스톱된 상태다. 최근 SK텔레콤과 인수·합병이 무산된 CJ헬로비전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과 함께 벌금 252억원을 선고했고, 이 회장은 대법원에 재상고했다. 앞서 이 회장은 2013년 7월 횡령·배임·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을 선고받았으며,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과 벌금 252억원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이 작년 9월 이 회장의 일본 부동산 매입과 관련한 배임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전지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4100만원' 그랜저보다 비싼 TV 나왔다
- 광복절특사 바라는 이재현 회장의 선택 '재상고 포기'
- 뉴욕명물 쉑쉑버거 22일 한국상륙..가격 보니
- 삼성 CEO의 고백 "3년간 2조 까먹게 된 것은.."
- 두산중공업, 친환경·고효율 발전소 역량 개발 집중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공정위, 유튜버·인플루언서 콘텐츠에 "협찬광고 표시하라" - 매일경제
- ‘파울볼 부상’ 아이칠린 초원 “후두부에 볼맞아…휴식 집중” 활동 중단(종합)[MK★이슈] - MK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