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GK' 김병지, 현역 은퇴 선언.. "난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
김병지. /사진=뉴스1 |
'살아 있는 전설' 골키퍼 김병지(46)가 전격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김병지는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은퇴 사실을 직접 밝혔다.
김병지는 "그동안 고마웠다"고 운을 뗀 뒤 "시간을 거슬러 잠시 생각을 되짚어 본다. 이 순간 내 머릿속 파노라마들을 글로 풀어내자니 그 길었던 시간, 무수히 많은 기억들을 어찌 들려줄까. 책이라도 쓸까. 연재를 해볼까 싶다가, 바쁜 일정 탓에 이도저도 말고 그저 맘 가는 대로 몇 자 적어 내 뜻을 전해 본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머리에 가슴에 고스란히 기억되어 있을 내가 있으니, 내 선수로서의 삶은 괜찮았다라고 생각하며, 게다가 나의 세 아들 또한 골문 앞의 아빠를 기억해 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고 적었다.
김병지는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실력이란 하루아침 연마할 수 없듯이 경기력 또한 쉽게 노쇠하지 않지만, 나는 이즈음에서 또 다른 출발을 위해 마음의 정리를 공표할 명분이 생겼다"면서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고 전했다.
김병지는 "어쩌면! 이 순간 정작 내가 해야 할 말을 우회적인 표현보다 콕 찔러 말해야 하는데. 은퇴! 맞다! 이제 은퇴한다!"면서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일이다. 너무나 긴 시간 선수로 지내왔기에 익숙하지 않다. 그동안 여기저기 많은 분들께 수도 없이 받아 왔던 질문에 대해 이렇게 일단락 지어본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나 떠난다! 내 젊음이 머물었던 녹색그라운드! 내 청춘이 물든 곳! 사랑한다 K리그! 보다 더 발전해 보자!"라고 외치며 장문의 글을 마무리했다.
한편 김병지는 지난 1992년 울산 현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24시즌 동안 울산(1992~2000), 포항(2001~05), 서울(2006~08), 경남(2009~12), 전남(2013~15)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 통산 706경기(754실점)에 출전, 역대 출전 경기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출전 경기수 뿐만 아니라 무실점 경기도 역대 1위(229경기)를 기록 중이다. 2위 최은성(現 전북 GK코치)의 152경기보다 무실점 경기 수가 77경기가 더 많다. 또 '골 넣는 골키퍼'로 이름을 날리며, 골키퍼로는 드물게 K리그에서 통산 3골을 터트렸다.
아울러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는 등 총 61번의 A매치에 출전했다.
김병지. /사진=뉴스1 |
다음은 김병지가 직접 페이스북에 적은 은퇴문 전문.
그동안 고마웠다. 시간을 거슬러 잠시 생각을 되짚어 본다. 이 순간 내 머릿속 파노라마들을 글로 풀어내자니 그 길었던 시간 무수히 많은 기억들을 어찌 들려줄까. 책이라도 쓸까? 연재를 해볼까? 싶다가 그동안 바쁜 일정 탓에 이도저도 말고 그저 맘 가는 대로 몇 자 적어 내 뜻을 전해 본다.
나를 기억하는 많은 이들의 머리에 가슴에 고스란히 기억 되어 있을 내가 있으니, 내 선수로서의 삶은 괜찮았다라고 생각하며, 게다가 나의 세 아들 또한 골문 앞의 아빠를 기억해 주니 이 얼마나 감사한가! 나는 진정 행복한 선수였다.
팬들이 만들어 준 수식어 또한 여러 가지! 그만큼 관심을 받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재 내가 가져가는 행복의 크기는 마음에 있는 것이라서 많이 깊고 크다. 이에 나를 기억하는 모든 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실력이란 하루아침에 연마할 수 없듯이 경기력 또한 쉽게 노쇠하지 않지만, 나는 이즈음에서 또 다른 출발을 위해 마음의 정리를 공표할 명분이 생겼다.
다만, 진심으로 미안한 것은 아직도 나를 필요로 하는 인연들이 쉽지 않게 내민 손을 더는 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오해를 만들 수도 있겠으나 한 길 열심히 달려왔으니 이 정도 외면이나 거절은 이해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끔은 나도 평범한 가정의 가장처럼 살고 싶을 때도 있고, 선수의 자격과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절제된 시간들을 보내며 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한 도전도 하고 싶다.
선수로서 오롯이 보낸 35여년을 이제는 추억으로 저장하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갈채를 받으며 떠나고 싶다. 어쩌면! 이 순간 정작 내가 해야 할 말을 우회적인 표현 보다 콕 찔러 말해야 하는데….
은퇴! 맞다! 이제 은퇴한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일이다. 너무나 긴 시간 선수로 지내왔기에 익숙하지 않다. 그 간 여기저기 많은 분들께 수도 없이 받아 왔던 질문에 대해 이렇게 일단락 지어 본다. 듣고 싶었던 답이었을지. 아쉬움을 주는 답이었을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나는 내소신대로 간다.
이미 마음에서의 은퇴는 2008년 허리수술을 하면서 부터였다. 수술을 집도하신 선생님께서 이미 내 아내에게 선수로서의 포기와 마음의 정리를 시켰고, 사실을 감추지 못한 아내는 재활에 안간힘을 쓰던 내게 털어 놓을 수밖에 없었던.
그러나 좌절을 좌절로 받아들이지 않고 종전 보다 더 의지와 체력을 다지니 또 다시 열렸던 선수의 길.
그렇다! 무엇을 하든 어떤 조건에 놓이든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넘지 못할 것이 없음을 또 다시 깨닫게 되고, 덤으로 온 지금 나는 내리막이 아닌 새로운 오르막 길 위에서 기쁜 마음으로 외친다!
나 떠난다! 내 젊음이 머물었던 녹색그라운드! 내 청춘이 물든 곳! 사랑한다. K리그! 보다 더 발전해 보자!
2015년 7월 26일 오후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3-1로 제주에 승리한 전남 선수들이 K리그 7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김병지를 헹가래 치고 있다. /사진=뉴스1 |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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