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희 기자의 채널고정] 소문난 잔치 '함부로 애틋하게', 수지는 예쁜데..

2016. 7. 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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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희=남녀주인공만 빼면…그냥 옛날 드라마 ★☆

이세진=그냥 CF 같은 걸…22% 부족한 ‘태양의 후예’ 20대 버전 ★☆

이은지=소문난 캐스팅, 새로울 것 없는 진부한 멜로…수지 위한 잔칫상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소문난 잔치’였다.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제2의 ‘태양의 후예’를 꿈 꿨다. 누구도 ‘허황된 꿈’이라고 조소를 보내지 않았다. 방송가에선 단연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이었다. 한류스타 김우빈 수지의 안방 복귀작이자 이경희 작가(‘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참 좋은 시절’)와의 만남이라는 점은 이 드라마를 주목할 수밖에 없던 이유였다.

지난 6일 12.5%(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한 드라마는 4회분이 방영된 현재 소폭의 하락세를 거듭해 11%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제작단계의 화제성에 비한다면 초라하기 그지 없는 성적표다. 옛말은 역시나 어긋나는 법이 없다. ‘소문난 잔치’엔 온통 물리는 반찬 뿐이다. 

드라마는 놀랍도록 상투적이다. 뚜껑이 열리자 시청자는 일찌감치 ‘예고된 비극’을 감지했다. 숱한 멜로드라마에서 익히 봐온 설정들이 나열된 덕분이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까칠한’ 남자주인공, 그의 직업은 톱스타,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다. 사채업자에 시달리는 가난한 ‘캔디형’ 여주인공과는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의 관계. 이 두 사람이 ‘함부로’ 애틋한 사랑을 한다. ‘시대 역행적’ 발상이다.

뒤죽박죽 시간을 오가며 지난 4회를 내보냈으나 익숙한 장치들이 자리잡은 탓에 드라마엔 청춘스타들의 얼굴과는 어울리지 않는 무거움이 내려앉았다. 제목마저 ‘애틋하게’라니 별 수 없는 선택이다. 


그 애틋한 지점은 지난 4회 동안 두 번에 걸쳐 그려졌다. 애틋함의 출발은 고교시절 피치 못한 이별에서 비롯된다. 고교시절 친구를 사이에 두고 모호한 감정을 가졌던 남녀 주인공은 ‘뺑소니로 아버지를 잃고 사채업자에 쫓겨 야반도주한’ 여주인공의 사정으로 헤어지게 된다.

‘사랑’은 아닐 지라도 ‘함부로’ 마음 속에 찾아온 인연은 대학시절로 이어진다. 악연의 이유가 밝혀지는 시기, 애틋함은 조금 더 깊어진다. 남자주인공은 다시 만난 노을(수지) 아버지의 뺑소니 교통사고를 덮어버린 사람이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정계 진출을 꿈구는 명망 높은 검사. 노을은 복수를 위해 이날을 기다렸다. 아버지를 위해 남주인공은 노을이 방송사에 제보하려던 ‘아내바보’ 검사님의 룸살롱 출입 영상을 가로챈다. 비극의 시작이다. 여주인공이 교통사고를 당한다. 이게 ‘함부로 애틋하게’가 방송 전부터 홍보했던 남녀주인공의 ‘악연’이다.

절정의 애틋함은 결국 남자 주인공의 시한부에서 비롯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드라마에선 이미 남녀주인공의 3개월 계약연애를 예고했다. 남자주인공의 남아있는 생이다. 이 진부한 클리셰의 향연이 너무도 구태의연해 ‘설마’ 싶은 의구심마저 드는 대목이다.

어차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드라마 관계자들은 “아무리 진부한 장치를 썼다 하더라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드라마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실축은 트렌드를 읽지 못했다는 데에 있다. 

최근 안방극장은 ‘멜로 중독’이라 불릴 만큼 로맨스물이 각광받고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두 청춘남녀를 앞세워 애틋한 멜로를 선언했다. 성공 가능성은 충분했으나, 드라마를 휘감는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가 시청동력을 떨어뜨린다.

드라마 소비주체로 떠오른 20~40대 여성들에겐 “현실 자체가 무겁고 힘들기 때문에 드라마를 통해서 비슷한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윤석진 충남대 교수)돼있다. 때문에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그리는 로맨스”(윤석진 교수)로 “휴머니즘으로 나아가 위로를 주는 멜로”(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가 호황을 이룬다. 사연 많은 남녀주인공의 애틋한 감정에 몰입하기엔 현실은 충분히 무겁다. 드라마에 내려앉은 예측 가능한 비극을 참고 보기엔 열대야도 너무 길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한 20대 여성은 심지어 “날도 더운데 왜 겨울옷을 입고 나오냐”는 평까지 내놨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였던 탓에 계절을 망각했다.

설상가상 드라마는 1회부터 여주인공 수지의 연기력 논란에도 휩싸였다. 그 모진(?) 시간들을 보낸 뒤 다큐멘터리 PD가 된 여주인공은 너무도 막막했던 생계 탓에 ‘속물’이 돼버린다. 돈 때문에 정의를 파는, 세상에 찌들었어야할 다큐 PD의 얼굴은 여전히 해사하다. 속물 행세를 하는 장면은 영 어색하다. 다만 ‘때깔’은 좋다. 눈발 날리는 황량한 고속도로에 버려진 수지의 모습은 누가 봐도 화보다. 일취월장한 미모가 빛을 발한다.

저조했던 성적의 드라마들이 ‘작품성’을 발휘한 입소문으로 중반 이후 뒷심을 내는 사례도 종종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대다수 드라마의 성패는 4회 안에 결정된다”고 입을 모은다. 화려하게 출발한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미 많은 것을 보여줬다. 남녀 주인공은 트렌디한데 감성은 구식이고, 설정은 진부하다. ‘함부로 애틋하게’의 현재 상황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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