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현직검사장 첫 구속..10년간 안 울린 검찰 '자정 경보'

이현정 2016. 7. 1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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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검사장(49·사진)이 17일 현직 검사장 신분으로는 사상 처음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진 검사장에게 대박을 안겨준 넥슨재팬 주식뿐 아니라 제네시스 차량 수수, 처남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도록 한 제3자 뇌물 수수 혐의가 인정됐다. 보안업체의 주식을 차명 보유했다가 차익을 얻은 의혹도 제기됐다. 진 검사장은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사표를 냈지만 법무부는 수리하지 않고 진상 규명과 수사에 착수했다.

◆ 벤츠 차명 보유 의혹도

이금로 특임검사팀이 진 검사장을 구속하면서 올해 3월 고위공직자 재산 공개로 불거진 '넥슨 비상장 주식 126억원 차익 의혹'은 결국 뇌물로 확인됐다. 진 검사장이 2006년 11월 받은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126억원의 종잣돈이자 뇌물이라고 본 것이다.

특임팀은 김정주 NXC 회장이 이후에 넥슨에 법률 문제가 생기면 편의를 봐줄 것으로 기대하고 주식을 건넸다고 봤다. 이 경우 대가로 보이는 행위가 명백하게 없었다 해도 혐의는 인정된다. 넥슨재팬 주식 취득을 별도 혐의로 판단한 덕분에 1억원 이상 뇌물에 적용되는 10년의 공소시효가 올해 11월까지로 확인됐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2005년 6월 김 회장에게 4억2500만원을 받아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사들인 행위도 2006년 11월 넥슨재팬 주식 취득과 연결되는 하나의 뇌물 범죄(포괄일죄)로 판단했다. 126억원의 차익은 앞으로 수사를 통해 몰수·추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8년 3월 넥슨 법인이 소유한 3000만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처남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진 검사장은 제네시스 외에도 고가 수입차인 벤츠를 차명 보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임팀은 2012년께 이 차량이 진 검사장 모친 명의로 등록됐으며 진 검사장과 '일감 몰아주기' 사건에 연루된 처남 등이 차량 구입 대금을 대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 보안업체 주식 차명 소유했나

특임팀은 진 검사장이 한진그룹 자회사인 대한항공으로 하여금 처남 강씨가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 B사에 각종 용역을 몰아주고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하게 한 혐의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이 2009~2010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재직할 때 한진그룹 비리 첩보를 무혐의로 종결한 데 대한 대가로 처남 회사의 일감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2010년 설립된 B사는 사업 수주 경험이 없었음에도 대한항공에서 2010년부터 최근까지 134억원 상당의 일감을 수주했다.

이와 함께 진 검사장이 2011년 보안업체 P사 주식을 차명 소유했다가 지난해 처분해 수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뒀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진 검사장은 14일 긴급체포된 뒤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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