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아이 인 더 스카이' 이 영화 놓치면 후회할 걸

현화영 2016. 7. 17.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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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최고조… 드론 이용한 新전쟁의 실상

드론을 통해 생중계되는 테러리스트들의 움직임. 개빈 후드 감독의 신작 ‘아이 인 더 스카이’는 드론 전쟁을 소재로 한 영국 스릴러 영화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전쟁에 대한 신랄한 묘사 및 비판과 함께 그럼에도 여전히 계속되는 전쟁의 딜레마에 대해 되묻는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부터 영국군이 사용하기 시작한 전쟁용 드론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1만여대 이상 존재하지만 그 사용에 따른 윤리적 문제나 부수적 피해 등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드론은 군인이 실제 적진에 투입되지 않고도 작전을 수행하게 하는 목적으로 제작됐다. 하지만 그 대신 또 다른 희생자를 낳을 수 있다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아이 인 더 스카이’는 그 실상을 다룬 첫 영화로, 소말리아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알샤바브에 대항하기 위한 영국과 미국, 케냐 등 3개국의 실시간 원격 합동작전을 그린다. 

영화는 테러로부터 다수를 구하는 일과 한 소녀의 목숨을 살리는 일 중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감독의 연출력, 배우들의 연기가 잘 어우러진 데다 우리에게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를 던져주는 전쟁 수작이다.

영국군 소속 파월 대령(헬렌 미렌)은 케냐 나이로비에 있는 타깃의 은신처를 관찰하던 중 자살폭탄테러 계획을 알게 되고 미사일 발사를 3국의 고위 지도부에 요청한다.

영화는 파월 대령, 3개국 합동작전의 군사 책임자 벤슨 장군(앨런 릭먼), 미사일 발사를 실행하는 드론 조종사 와츠 중위(아론 폴), 그리고 케냐 첩보원 자마 파라(바크하드 압디) 등 네 명의 시선에서 바라본 '그 날'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생생한 터치로 담아냈다.

나이로비 도심에서 벌어질지 모를 무장단체의 자살폭탄테러 정황을 포착한 파월은 다수의 인명을 살려내기 위해 소수의 희생은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무실에서 지도부들의 탁상공론이 벌어지는 동안 미사일 폭발 반경 안에는 근처에서 빵을 파는 한 소녀의 모습이 들어온다.

이 작은 한 생명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100여명이 숨지거나 다칠 수 있는 최악의 테러를 예방할 것인가. 이때부터 관객들은 등장인물들과 똑같은 고민에 빠진다.

드론을 통해 제목(Eye in the Sky) 그대로 하늘에서 내려다 본 무장단체 은신처 일대의 모습, 마치 ‘점(点)’처럼 보이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숨죽이며 바라보게 된다. 극 초반 은신처 내부를 촬영을 통해 훔쳐보는 딱정벌레 모양 초소형 감시용 드론의 활약를 지켜보는 묘미 또한 기막히다. 

아주 작은 실수나 우연만으로 혹시라도 작전이 실패하고 희생자가 나오게 될까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다. 스토리가 단선적이고 사건 자체가 크지 않지만 영화에 깊게 몰입하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월 대령을 맡은 헬렌 미렌의 안정적인 연기는 영화의 완성도에 큰 몫을 했다. 올해 초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영국의 명배우 앨런 릭맨의 마지막 연기도 지켜볼 수 있다. 다른 배역처럼 화면(모니터)을 지켜보는 역할이 아닌, 유일하게 몸을 던지는 연기투혼을 불사른 바크하디 압디의 연기도 꽤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15세관람가. 102분. 7월14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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