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자는 멀쩡한데..풍비박산 난 가정

박수진 기자 입력 2016. 7. 1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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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중년 부부가 타고 있던 차량이 갑자기 나타난 역주행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이 역주행 차량은 음주운전차량이었고 피해자 부부의 평화롭던 삶도 이 사고와 함께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피해자 가족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음주운전은 살인과 다름없다고 절규했습니다.

박수진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두 달 전 그날 밤은 아직 악몽으로 남아 있습니다.

친척을 방문했다가 남편과 함께 강원도 집으로 돌아가던 길.

[하모 씨/음주운전 사고 피해자 : 갑자기 차가 나타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경기도 양평의 한 국도.

1차로를 따라 직진하는데 갑자기 정면에 흰색 차량이 나타나고, 피할 새도 없이 그대로 충돌합니다.

역주행 차량 운전자인 24살 여성 권 모 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098%, 면허 정지 수준의 음주 상태였습니다.

가해자는 사고 지점에서 650m 떨어진 편의점에서 술을 구매한 뒤 가야 할 방향의 정반대인 왼쪽으로 돌려 역주행까지 했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도로 중간에는 사고를 막기 위한 중앙분리대가 길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 차량은 이를 무시하고 반대편 도로로 달려왔습니다.

이 사고로 하 씨는 고관절 수술을 해 허리와 다리를 굽힐 수 없게 됐고, 하 씨 남편은 장 절제수술을 받은 뒤 배변 주머니를 차는 신세가 됐습니다.

경찰은 가해자 권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초범이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최모 씨/피해자 아들 : 저희 부모님은 이렇게 다치셨지만, 솔직히 가해자는 그냥 일상생활로 돌아가서 어제와 같은 오늘을 지내고 있어요.]

농촌에서 여생을 보내려던 이들 부부의 꿈은 음주운전 사고 때문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음주운전은 사고가 안 나면 살인미수고, 사고가 나면 살인자예요.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정부에서도.]

(영상편집 : 오노영, VJ : 이준영) 

박수진 기자st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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