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육부의 수상한 '성교육표준안 공청회'

최민지 기자 2016. 7. 1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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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反동성애 단체 대표, 기존 표준안 저자 포함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토론자로 反동성애 단체 대표, 기존 표준안 저자 포함]

교육부가 성교육표준안을 수정·보완하기 위한 공청회를 열면서 자화자찬식 설문조사 결과를 배포하고 전문성이 의심되는 토론자를 섭외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토론자 중에는 반(反)동성애 시민단체의 대표, 문제가 된 성교육 표준안을 만들었던 교수도 포함된 상태다.

교육부는 15일 오후 2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학교 성교육 자료 보완 및 표준안 운용실태 연구 결과 공청회'를 개최한다. 머니투데이가 입수한 공청회 자료집을 보면 토론자로 △김지연 교육국장(한국성과학연구협회) △박세나 촉탁의(서울성모병원) △이규은 교수(동서울대학교) △이명화 센터장(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이춘희 보건교사(서울 우신초등학교) △이효숙 교사 (충북 증평공업고등학교) 등 6명이 확정된 상태다.

김지연 교육국장이 몸담고 있는 한국성과학연구협회는 "동성애가 에이즈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지속해왔다. 김지연 국장은 이러한 주장을 각종 강연을 통해 전파해왔으며 본인 역시 동성애 반대 시민단체인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의 상임대표이기도 하다. 차세대바로세우기학부모연합은 최근 국회에서 '미국 혐오범죄법 동향과 대처 포럼'을 개최하고 동성애 반대 집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박세나 촉탁의는 김지연 국장이 속한 한국성과학연구협회가 펴낸 '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청소년 성교육 성·사랑·가정'의 저자였다. 국민일보 등은 이 책을 "에이즈와 동성애의 긴밀한 상관성을 명시한 성교육 교사지침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규은 동서울대 교수는 문제가 됐던 기존 성교육 표준안의 집필자다. 기존 성교육 표준안은 성폭력 대처법으로 "이성과 둘이 있을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 "친구들끼리 여행을 가지 않는다" 등의 해결책을 언급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이밖에도 토론회는 발제 내용이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듣고 있다. 발제를 맡은 한국여성정책원은 2015 개정 성교육표준안에 대한 교사 설문 결과를 공개하며 "초등학교 교사의 경우 성교육 표준안의 내용에 대해 '학생들이 성폭력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잘 설명하고 있다', '학생의 관심과 발달시기를 고려해 구성돼있다' 등의 항목에서 5점 만점에 4점 이상의 점수를 매겼다"고 밝혔다.

한 청소년성교육 전문가는 "성차별적 내용으로 문제가 돼 국회 지적까지 받은 성교육 표준안이 문제 없다고 평가한 설문조사는 현실인식과 상당히 동떨어져있다"며 "설문조사의 진위뿐 아니라 토론회의 진정성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토론회 섭외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주최한 것이므로 토론자의 면면에 대해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특정 사상을 갖고 있다고 해서 토론회 참석자로 자격이 모자란다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해명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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