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여자가"..김우빈·수지 '함애' 성차별 대사 눈살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2016. 7. 14. 13: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KBS 제공)
김우빈과 수지의 호흡으로 화제를 모으는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 느닷없는 성차별 대사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 밤 방송된 이 드라마 3회에서는 초반 한류스타 신준영(김우빈)의 매니저인 장국영(정수교)이, 병원에 누워 있던 다큐멘터리 PD 노을(수지)을 집에 데려다 주기 위해 자신의 차량에 태워 이동하는 신이 나온다.

이 장면에서 조수석에 앉아 있던 노을이 컵홀더에 꽂혀 있던 탄산음료를 들고 집어서 마시는 장면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때 매니저가 "무슨 여자가"라며 성차별 발언을 내뱉은 것이다.

"그거 내 콜라예요. 무슨 여자가 '저 이것 좀 먹어봐도 돼요?', 이렇게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막 먹어요!"

"무슨 여자가"라는 표현에는 여자로서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짓는 시대착오적인 인식이 배어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무슨 여자가"라는 말을 "어디서 여자가" "감히 여자가"라는 표현으로 바꿔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결국 남성 중심의 가부장제 사회에서나 쓰일 수 있는 표현이 공영방송에서 방영되는 화제의 드라마를 통해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는 분위기는, 한국 사회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위의 대사에서 "무슨 여자가"라는 표현을 빼면 상대에 대한 예의를 염두에 두자는 측면에서 의미 전달은 보다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그거 내 콜라예요. '저 이것 좀 먹어봐도 돼요?', 이렇게 물어보지도 않고 그렇게 막 먹어요!"라고 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황진민 씨는 14일 CBS노컷뉴스에 "(드라마 안에서 성차별 발언은) 비일비재하다"며 "인지도 있는 배우가 나오는 미니시리즈는 그렇다 쳐도 일일드라마, 아침드라마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해 모니터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들어 이러한 성차별적 행동과 말은 조심해야 하고 비난 받을 문제라는 점이 어느 정도 부각되면서 경각심이 생기는 분위기"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인종, 장애인' 등의 문제를 지적하면 '사소한 것에 집중하는 인간' '쓸 데 없이 까다로운 자'라고 조소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그는 "차별, 혐오를 지적하는 평론, 모니터 등 소수자의 눈은 중요한 것"이라며 "이러한 문제가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게만 해당되는 대수롭잖은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얽힌 중요한 문제라는 의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