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사면·대구공항 이전' 카드 던진 朴대통령

남기현,정석환 2016. 7. 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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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론 결집하고 흔들리는 TK민심 잡고여야 3당 원내대표 "기업인 사면 필요"김승연·최재원·구본상 등 포함될지 촉각이재현 회장 형확정 위해 재상고 포기 검토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재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광복절 특별사면과 대구공항 이전을 잇달아 언급한 것은 국민 통합과 지역 민심 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 최근 동남권 신공항이 밀양이 아닌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 건설)으로 결정되면서 밀양을 원했던 대구·경북(TK) 민심이 크게 동요했던 게 사실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북핵 문제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현 정부 최대 정책과제인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개혁 완수를 위해선 무엇보다 국론 통합이 절실했다.

현 정부의 핵심 지지 기반인 TK 민심을 회복하고 국론을 결집시키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다름 아닌 '사면'과 '대구공항 이전'이라는 분석이다.

먼저 대구공항 이전은 대구 지역 주민들의 숙원 과제였다. 이를 전격 수용하기로 한 것은 동남권 신공항에서 밀양이 탈락한 데 대한 실망감을 달래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영남권 신공항 입지가 김해신공항 건설로 결정됐다. 이러한 결정으로 인해 현재 군과 민간이 함께 운용하고 있는 대구공항 이전 추진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구공항 통합 이전은 군사 전략에 따른 작전 운용성 유지와 전투력 향상,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대구광역시 전체의 경제 발전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는 대구시 입장과 일치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도 대구공항 통합 이전 결정이 지난달 영남권 신공항 선정에서 TK가 지지한 경남 밀양이 탈락한 데 대한 보상 차원의 대책임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구시민 입장에선 대구공항 용지를 더욱 유용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고 다양한 사업을 통해 대구공항 이전 비용도 마련할 수 있다"며 "대구공항 종사자가 1만여 명에 달하는 만큼 대구공항이 새롭게 건설되는 대구 인근 지역이 얻게 될 경제적 효과도 꽤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구공항 대부분을 차지하는 K2공군기지에 대해 "군사 전략과 작전적 측면에서 우리의 주력 전투기를 운영하며 국가 방위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대구공항 내 민간 공항에 대해서도 "김해신공항 건설 이후 연 200만명이라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공항 이전 결정이 대구 민심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면 광복절 특사 결정은 흐트러진 국론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사면 방침을 밝히면서 국민 역량 결집, 재기 기회 마련 등을 목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정치인과 대기업 오너 등이 사면 대상에 포함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재상고 포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면 대상에 포함되기 위한 대기업들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재상고를 포기하는 것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기 위해 하루빨리 형이 확정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박 대통령 언급에 따라 법무 등 관계부처는 조만간 사면 대상자 선정 등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 3당도 일단 '기업인 사면'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분야별로 규모 있게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국민 통합 차원이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 기업인이라고 특별히 배제될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예전처럼 '특정 기업인'을 겨냥한 사면은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기자단 오찬에서 "사면은 찬성한다. 정치인, 고위 공직자, 기업인뿐만 아니라 생계형 민생사범에 대해서도 사면을 해야 한다"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요건을 갖췄다면 국가가 과감하게 기회를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남기현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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