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TV]'톡투유' 여성혐오 콘텐츠 홍수 속 한줄기 빛같은 방송

뉴스엔 2016. 7. 11.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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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명미 기자]

최근 강남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여성 혐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그간 방송가에 만연했던 여성 혐오 콘텐츠에 대한 지적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사실 예능프로그램 속 여성 혐오 코드는 예전부터 꾸준히 존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들을 지적하는 순간, 예능을 예능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프로 불편러'(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직업인 사람)가 되고 마는 현실. 이런 가운데 '톡투유'는 그나마 우리가 문명화된 삶에서 살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한줄기 빛 같은 방송 프로그램이다.

7월 10일 방송된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는 '소름'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한 여성 방청객은 고등학교 시절 겪었던 경험을 털어놨다. 방청객은 "지하철에 나와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성 단둘이 있었는데, 그 남성이 내게 '학생 나랑 같이 있으면 내가 학생을 해코지할 것 같지 않냐'고 묻더라"며 "내가 너무 놀라 '네?'라고 반문했더니 '영화에서 보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냐'며 웃더라"고 말했다.

이어 방청객은 "내가 거기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지 않나. 도망가면 혹시나 쫓아올까 봐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며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올 때도 그분이 따라오지 않을까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다. 나는 맨날 그 시간에 지하철을 타야 되는데 또 마주치면 어떡해야 되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다른 날에 카페를 갔는데 한 외국인 남성이 와 내 다리를 만지면서 '대학생이냐'고 묻더라. 몸이 굳어서 말은 안 나오고 고개만 흔들었더니 가더라"며 "더 무서웠던 건 그 안에 있던 모두가 나를 쳐다봤는데 아무도 안 도와줬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방청객의 사연에 김제동은 "남자들에겐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예전에 뉴욕에 갔을 때 뉴욕 친구가 '너 밤거리 혼자 다니지 마. 뉴욕에서 동양인 남자는 위험해'라고 말했다. 그때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여자들에게 그런 공포는 일상이다. 그런 것에 대해 우리가 함께 이야기할 수 있어야 된다"며 여성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요조 역시 "여자들이 직면하고 있고, 생활에서 겪는 공포에 대해 '그러니까 네가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았어야지' 혹은 '그러니까 네가 옷차림을 조신하게 했어야지'라며 화살을 피해자에게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 그리고 여자들이 그런 점들을 바꿔야 된다고 주장할 때 남자들이 '나는 안 그러는데 남자들을 잠재적 가해자로 몰고 가냐'고 흥분하는 것도 올바른 반응이 아닌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방청객의 사연에 많은 여성들은 하나둘씩 그간 겪었던 일들을 털어놨다. 특히 한 여성 방청객은 초등학교 때 엘리베이터 앞에서 칼부림을 당한 적 있었다며 아찔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떠올리기조차 싫은 경험이지만 많은 이들을 위해 용기를 낸 것. 이에 정재찬 교수는 "화가 많이 난다. 남자인 게 부끄럽다. 이렇게 살아야 되나 싶다"며 "여성의 권익이 많이 올라갔지만 여성을 상대로 하는 지질한 범죄는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 모르겠다. 남자들이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톡투유'는 과거에도 이같은 사회적 문제들을 언급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특히 지난달 '톡투유'에서 서천석 박사는 강남역 사건을 언급하며 "강남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사람들이 모여 추모를 하고 아파한다는 것은, 말은 못 했지만 비슷하게 괴로웠던 경험이나 운 좋게 큰일이 날 뻔한 걸 넘겼던 경험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며 "이 사건을 계기로 남자들은 몰랐던 여성들의 세계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방송 직후 많은 시청자들은 "오늘 방송 너무 좋았다", "요조랑 김제동 말 정말 잘했다",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를 속 시원히 언급해줘서 정말 고마웠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방송 보다가 눈물이 났다" 등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여성 혐오 콘텐츠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방송가에서 선뜻 언급하기 어려울 주제를 다루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착한 방송 '톡투유'. 일요일 밤을 '톡투유'가 지키고 있어 참 다행이다.(사진=JTBC 방송 캡처)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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